종합 평균 78.7점, 전년 대비 0.5점↑…지배구조 1.1점 상승
S등급 ‘공석’·환경 D등급 26개사…격차 구조 고착화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국내 시가총액 상위 250대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종합 평균 점수는 78.7점으로 전년 대비 0.5점 올랐고 A등급 이상 상위권 비중도 62.0%로 확대됐다. 외형적으로는 상향 이동 흐름이 확인되지만 종합 S등급 기업은 한 곳도 나오지 않았고 환경(E) 부문 D등급 기업은 26개사에 달했다. 평균 상승과 함께 기업 간 격차 또한 구조적으로 확대됐다는 평가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26년도 ESG 지속가능경영 평가’에 따르면 A+ 36개사(14.4%), A 119개사(47.6%)로 A등급 이상은 전체의 62.0%를 차지했다. 반면 B+ 이하 중·하위권은 여전히 38.0%에 머물렀다. 종합 C등급은 42개사(16.8%)로 전년(41개사)과 큰 차이가 없었다.
상위권이 늘어났지만 하위권 규모가 의미 있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은 구조적 양극화가 완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번 평가는 단순 공시 여부를 넘어 ESG 전략 수립 체계, 이사회 감독 구조, 리스크 관리 시스템, 성과 보상 연계 수준 등 ‘경영 내재화’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그 결과 지배구조(G) 평균은 1.1점 상승해 가장 큰 개선 폭을 보였고 환경(E)은 0.3점, 사회(S)는 0.2점 각각 올랐다. 특히 지배구조 부문은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공시 의무가 확대된 이후 대응 기업 수가 늘면서 제도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체 기업 중 77개사(45.0%)는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70% 미만으로 집계됐다. 공시 대상 확대가 곧바로 질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사회 독립성 확보,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주주권 보호 장치 마련 등 구조적 개선은 여전히 기업별 편차가 컸다.
종합 S등급은 이번에도 공석이었다. 최고 점수는 삼성전자(A+, 89.9점)였고 KT&G(89.8점), 삼성물산(88.2점), 한화에어로스페이스(88.0점), SK하이닉스(87.6점)가 뒤를 이었다.
최고점과 S등급 기준 간 간극은 크지 않지만 평가 체계상 ‘완전한 내재화’ 단계에 도달한 기업이 없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환경 부문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1.4점(S)으로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동시에 26개 기업이 D등급을 받았다. 이는 단순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를 넘어 감축 목표의 구체성, 이행 관리 체계,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전략, 기후 리스크의 재무적 영향 분석 등 고도화된 기준 충족 여부에서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ESG 규제 환경은 정보 공개 단계를 넘어 ‘검증’과 ‘재무 연계’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ISSB 및 ESRS 체계 확산으로 기후 정보는 재무제표와 연동되는 항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환경 영역의 최하위 등급 기업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일부 기업이 이런 국제 기준 전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기업은 207개사(82.8%)로 늘었다. 코스피 기업은 94.4%가 발간한 반면 코스닥은 38.5%에 그쳤다. 대기업군에서는 사실상 제도 정착 단계에 진입했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정보 공개 역량의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이번 평가의 또 다른 특징은 표준편차 확대에 있다. 상위권 기업들의 점수 상승 폭이 중·하위권보다 컸다는 의미다. 평균은 올랐지만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일부 선도 기업은 중대성 평가 체계 고도화, 정량 감축 목표 설정, ESG KPI의 경영 성과 연계 등을 체계화한 반면 후발 기업은 공시 형식 유지 수준에 머무른 사례가 적지 않았다.
결국 이번 250대 기업 ESG 평가는 평가 공시 보편적 확대가 이뤄졌지만 한편으로는 기업 간 격차가 한층 더 고착화된 양상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시 의무화가 본격화될수록 기업 간 경쟁의 축은 보고서 발간 여부가 아니라 경영 체계 전환 여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평균 점수 상승은 분명 긍정적 신호지만 S등급 부재와 환경 D등급 존재는 여전히 구조적 개선 여지가 남아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