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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1주년 특집-250대기업 ESG 평가]] “ESG는 점수 경쟁이 아니다”…이우종·송재민 교수가 본 250대 기업 과제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6-03-05 14:56:48 조회수 28

“사회(S)로 무게중심 이동…공급망·노동 이슈 정밀 점검해야”
“환경지표 재설계·성과 연계 프레임워크 시급…도시 차원 확장도 필요”

지난 2월 2일 열린 '시총 250대기업 ESG 지속가능경영 평가' 자문위원 회의 모습./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지난 2월 2일 열린 '시총 250대기업 ESG 지속가능경영 평가' 자문위원 회의 모습./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국내 시가총액 상위 25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6년도 ESG 지속가능경영 평가에서 종합 S등급은 나오지 않았다. 종합 평균은 78.7점으로 전년 대비 0.5점 상승했고 A등급 이상 비중은 62.0%로 확대됐다. 외형적으로는 상향평준화 흐름이 이어졌지만 여전히 38%에 달하는 중·하위권과의 격차는 구조적 과제로 남아 있다. 

본지는 이번 평가 자문단에 참여한 이우종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송재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 점수 이면 의미와 향후 과제를 들어봤다.

▲ “체계는 상당 수준…앞으로는 사회(S) 영역이 관건”

이우종 교수는 이번 평가체계에 대해 “정교성과 커버리지 측면에서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환경(E)과 지배구조(G) 영역에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된 핵심 쟁점들이 비교적 충실히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평가는 14개 대분류, 60개 중분류, 127개 세부 데이터 포인트를 기반으로 구성됐다. 환경 0.4, 사회 0.3, 지배구조 0.3의 가중치를 적용해 종합평점을 산출하는 구조다.

종합등급 분포를 보면 A+ 36개사(14.4%), A 119개사(47.6%)로 A등급 이상이 62.0%를 차지했다. 종합 C등급은 42개사(16.8%)였다. 부문별 평균점수는 환경 0.3점, 사회 0.2점, 지배구조 1.1점씩 개선됐다. 특히 지배구조 부문은 공시 의무대상 확대와 맞물려 점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교수는 “향후 ESG 무게중심은 노동·인권 등 사회(S) 영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상법 개정에 따른 이사 충실의무 강화, EU 공급망 실사 규제 확산 등 제도 변화가 기업의 책임 범위를 협력사와 이해관계자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기업과 협력업체들의 선제적 대응 역량을 보다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공급망 전반에 대한 관리 체계와 데이터 축적이 향후 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본사 차원 ESG 위원회 설치 여부를 보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는 지적이다.

이우종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이우종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 “ESG는 동기부여 장치…성과 연계 측정이 핵심”

이 교수는 ESG 경영 역할에 대해 “국제 정세에 따라 관심의 등락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필요성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표와 가이드라인은 기업 규모와 업종 특성에 맞게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ESG가 표면적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경영과 성과 간 관계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 프레임워크 개발과 지속적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SG 활동이 재무성과, 리스크 저감, 자본비용 감소 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입증하지 못한다면 경영진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깊숙이 통합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번 평가에서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기업은 2024년 201개사(80.4%)에서 2025년 207개사(82.8%)로 늘었지만 증가폭은 둔화됐다. 양적 확대는 이어지고 있으나 질적 수준과 실행력에서는 기업 간 편차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 “환경은 개선 뚜렷…지표 체계 보완 필요”

아울러 송재민 교수는 공통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환경 지표의 경우 전년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나 에너지 사용량에서 의미 있는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는 환경 평균점수가 0.3점 상승한 결과와도 맥을 같이 한다.

다만 그는 “지금의 종합 평가표로는 환경 부문을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며 지표 체계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항목 간 중복 가능성을 조정하고, 재활용 성과뿐 아니라 자원 사용 자체를 줄이는 노력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평가에서 환경 부문 D등급 기업은 26개사로 집계됐다. 종합 및 사회·지배구조 부문에 D등급이 없었던 것과 대비된다. 이는 일부 기업이 여전히 환경 관리체계와 정보공시에서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음을 시사한다.

송 교수는 ESG 경영의 의미에 대해 “국제 정세에 따라 수요가 업다운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필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ESG 경영에 대한 요구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중요한 동기부여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그러면서 “표면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경영과 성과 간 관계를 측정할 수 있는 적절한 평가 프레임워크 개발과 지속적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우종 교수의 문제의식과도 맞닿는 대목이다.

송재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송재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 “ESG는 도시 지속가능성과 연결…스마트시티도 예외 아니다”

송 교수는 ESG의 외연을 도시 차원으로 확장했다. 그는 “ESG 경영은 도시 시스템 전반의 환경·사회·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지속가능성과 회복탄력성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환경 측면에서는 재생에너지 수요 확대와 그린 인프라 투자를 촉진해 도시의 탄소중립을 가속한다. 사회적으로는 주거복지와 베리어프리 설계, 포용적 기술 개발을 통해 안전망을 강화한다. 거버넌스 차원에서는 기업의 투명한 의사결정과 데이터 공개가 시민 참여형 거버넌스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 도시 개발과 ESG의 통합에 대해서는 “기술이 목적이 아니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구가 돼야 한다”고 했다. 디지털 포용성과 데이터 거버넌스,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균형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국제 도시개발에서도 문화·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한 단계적 ESG 기준 적용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견해다. 선진국의 정책과 기준을 일괄 적용하기보다 발전 단계와 거버넌스 환경을 반영한 유연한 설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 “점수 넘어 구조”…내재화가 최종 분기점

이번 평가에서 삼성전자가 89.9점(A+)으로 종합 1위를 기록했고, 환경은 삼성바이오로직스(91.4점), 사회는 SK이노베이션(89.9점), 지배구조는 포스코홀딩스(95.2점)가 각 부문 최고점을 받았다. 크래프톤, 파마리서치, 종근당은 2단계 상승했다.

그러나 종합 S등급은 없었다. 또 77개사(45.0%)는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70% 미만으로 분석됐다. 이는 ESG가 아직 모든 기업의 경영 전반에 구조적으로 통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울러 이번 250대 기업 ESG 평가를 통해 국내 대기업들이 공시 대응과 환경 지표 관리에서 일정 수준의 진전을 이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두 자문위원 지적처럼 ESG가 단순한 점수 경쟁이나 형식적 공시 대응에 머무를 경우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환경 지표 개선은 시작에 불과하다. 측정 체계 정교화, 재무 성과와의 연계, 전략적 내재화, 정책 신호 일관성 확보, 도시·사회 차원의 확장까지 이어질 때 ESG는 기업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공시 의무화가 본격화될수록 ESG는 더 이상 선택적 경영 트렌드가 아닌 자본시장 평가와 리스크 관리의 필수 요건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받아든 250대 기업 ESG ‘성적표’는 현주소를 보여준 중간 점검 성격에 가깝다. 다음 단계 도약은 점수가 아닌 지속가능성을 기업 전략의 심장부로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두 자문위원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ESG는 보고서 분량이나 단순한 지표로 완성되지 않는다. 전략, 리스크 관리, 투자 의사결정, 공급망 관리, 도시 발전 전략까지 연결되는 ‘메커니즘’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경쟁력이 된다.

한스경제 창간 11주년을 맞아 재조명한 250대 기업 ESG 평가는 단순한 서열표를 넘어 한국 기업의 구조적 전환 속도를 가늠하는 잣대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그러나 점수는 출발선일 뿐이다. 궁극적으로 기업의 미래 가치를 가르는 기준은 ESG를 얼마나 깊숙이 내재화했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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