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모두 이중 중대성 평가 수행...2곳은 환경 미검증
온실가스 배출량 모두 공개...내부탄소가격은 3곳만 공개
다만 환경검증, UNGC 가입사 모두 직전 평가比 증가

ESG행복경제연구소(연구소)가 국내 시총 250대 기업(2023년 12월말 기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공시율은 75.6%로, 전년보다 조사 대상을 확대한 결과 공시율은 0.9%p 감소했다. 국내 ESG 공시 도입 시기가 1년 이상 늦춰진 2026년 이후로 연기돼 기업들의 공시 대응 기간이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거래소 및 연구소 분류기준)로 보면 100%의 공시율을 자랑하는 업계도 있는 반면 50%를 겨우 넘는 업계도 존재했다. 시총 250대 기업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과 세부 내용(8월 기준)을 살펴봤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금융지주 ④물류·무역 ⑤보험 ⑥식음료 ⑦엔터·전문서비스 ⑧은행·증권·카드 ⑨자동차부품 ⑩전기·전자 ⑪전문기술 ⑫제약·바이오 ⑬비금융지주사 ⑭철강·기계 ⑮화학·장업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국내 시총 250대 기업 중 자동차부품 업종에는 11개 사가 포함됐다. 이들 중 9개 사는 지난 7월 이전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부품의 공시율은 81.8%로, △식음료와 동일했으며, △건설·조선 △물류·무역 △금융지주 △보험 △은행·증권·카드(이하 100%)보다는 낮았다. 반대로 △IT·반도체(77.3%) △비금융지주사(72.2%) △전기·전자(70%) △전문기술 △화학·장업(이하 66.7%) △제약·바이오(50%)보다는 높았다.

다만 KG모빌리티와 명신산업은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았으며, 유엔 글로벌콤팩트(UNGC, UN Global Compact)를 가입한 회사는 직전연도 5곳에서 올해 9곳으로 증가했다.

◆ 절반 이상 국제기준 4개 사용...한온시스템 등 UNGC 신규 가입

최근 국제회계기준(IFRS)의 ISSB, 유럽연합(EU)의 CSRD,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 기후공시규칙 확정 등으로 세계적인 ESG 정보 표준화 기반 및 의무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자율공시’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공시 채널도 한국거래소 포털이나 각 기업의 홈페이지를 취사선택해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업계에서는 △현대차 △기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금호타이어 △에스엘 등 6개 사가 자사 홈페이지는 물론 한국거래소에도 보고서를 공시했다. 반면 △현대모비스 △HL만도 △현대위아 등 3개 사는 각 사 홈페이지에만 보고서를 공개했다.

또한 매년 ESG 경영 활동과 성과를 글로벌 ESG 정보 공개 프레임워크인 △유엔지속가능발전목표(UN DSGs) △지속가능성보고서 가이드라인(GRI)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 △기후관련재무공시 협의체(TCFD) 등을 사용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일부 기업은 ISSB의 IFRS S1·S2, EU의 ESRS 등의 글로벌 기준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적극적으로 대비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HL만도 △현대위아 △에스엘 △금호타이어 등 7곳이 4가지 이상의 국제기준을 활용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3가지 기준을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국제기준별 활용도를 살펴보면 보고서를 발간한 9개 사 모두 △GRI △TCFD △SASB를 모두 활용해 81.8%의 활용률을 보였다. 이 외에 SDGs는 63.6%가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유엔 글로벌콤팩트(UNGC, UN Global Compact)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분야 10대 원칙을 제시하는 글로벌 기업 시민 이니셔티브로, 100여 개 이상 국가의 기업이 지속해서 가입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업계는 지난해 5개 사에서 △한온시스템 △현대위아 △에스엘 △금호타이어 등 4곳이 신규 가입하면서 총 9개 사로 증가했다.

◆ 9개 社 모두 ESG위원회 설치...관련 전문가는 ‘無’

기업들은 2020년대 초부터 ESG경영을 위해 이사회내 관련 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ESG위원회부터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 기업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위원회를 통한 ESG경영을 지향하고 있다.

250대 기업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 중인 기업은 총 174개 사다. 설치율은 69.6%로, 지난해 시총 200대 기업의 위원회 설치율(75%)보다 하락했다. 시총이 높을수록 ESG경영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부품 업종에 포함된 11개 사 중 보고서를 발간한 9개 사 모두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다만 위원회의 실질적 기능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위원회에 상정되는 안건 대부분은 의결·심의보다는 보고사항을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이나 ESG전문가를 이사로 선임한 곳은 250대 기업 내에서도 13개 사에 불과하다. 자동차부품 업계에서는 관련 전문가를 선임한 기업은 없었다.

◆ 온실가스, 스코프 3 배출량 모두 공개...3개 사만 내부탄소가격 공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점차 다가오면서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내부탄소가격 등 관련 사안을 보고서에 담았다. 250대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한 기업은 모두 189개 사로 확인됐다. 자동차부품 업계에서는 보고서를 발간한 9개 사 모두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했다.

온실가스에서도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Scope 3)를 산출해 공시한 기업 비율은 73.9%(139개 사)다. 지난해 200대 기업 조사(32.5%)보다 2배 이상 늘었는데, 그만큼 구체적인 정보 공시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발간사의 81.8%가 스코프3 배출량을 보고서에 적시했다. 9개 기업 모두 스코프3 배출량을 실으면서 투명한 정보 공개에 나섰다.

그러나 극히 일부만 내부탄소가격을 설정했다. 250개 기업 내 보고서 발간사 중 25%인 48개 사만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탄소비용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를 고려하기 위해 미래 탄소 가격 변화 시나리오, 내부탄소가격 운용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부탄소가격을 설정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타이어 등 3곳만이 내부탄소가격을 설정했다.

◆ 발간사 이중 중대성 평가 수행...한온시스템 등 2개 사, 환경 미검증

기업들은 이해관계자의 주요 관심 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 풀을 선정하고 중대성 평가(Materiality Assessment)로 전략화한 과제를 보고서에 담는다. 중대성 평가는 기업이 보고서를 작성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지속가능성 경영 정보를 전달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189개 보고서 발간사 가운데 184개 사는 중대성 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4개 사(7.2%)는 단일 중대성(Single Materiality)을, 89.4%는 이중 중대성(Double Materiality) 평가를 수행했다.

이중 중대성 평가는 EU의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에서 제시한 중대성 평가 방법이다. 자동차부품 업계에서는 9개 사 모두 이중 중대성 평가를 수행했다.

아울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외부기관의 검증 절차를 거치고 있다.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 기준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확인하는 ‘제3자 검증은 177개 사가 받았다.

업계 내 보고서 발간사 모두 제3자 검증을 마쳤다. 다만, 보고서 검증이 의무화되지 않았기에 대부분 ‘제한적 검증(Limited Assurance)' 위주로 실시된 부분은 아쉽다. 이에 향후 검증의 신뢰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합리적 검증(Reasonable Assurance)'으로 수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환경 검증 진행하고 있다.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가 검증 기준에 따라 작성·산정됐는지에 대해 별도의 검증 절차를 거친다.

전체 71.8%가 환경 검증을 마친 가운데, 업계에서는 63.6%가 온실가스 검증 의견서를 보고서에 실었다. 9개 사 가운데 7개 사가 환경 검증을 받았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온시스템은 의견서를 첨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