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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50대 기업,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미흡..."집중투표제 채택 5.3% 불과"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06-28 08:39:11 조회수 164

ESG행복경제연구소, '2023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조사 결과 발표
"형식적 지표준수 벗어나야"...실질적 경영투명성·주주가치 제고 중요 

한국거래소. / 연합뉴스.
한국거래소. /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국내 시총 250대 기업의 지배구조 공시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액주주를 위한 정책으로 불리는 '집중투표제' 채택은 5%를 겨우 넘겼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국내 시총 250대(2023년 12말 기준) 기업 가운데 '2023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5월31일)하고,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첨부한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코스피) 169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전체 기업은 지난해 366개사에서 올해는 526개사로 43.7%(160개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고 대상 기업이 '자산규모 1조원 이상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자율공시 기업이 증가한 데에 따른 결과로 파악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제도는 해당 기업의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지배구조 현황을 정확하게 안내하고, 각 기업의 상황에 맞춰 최적화된 기업지배구조의 구축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우리나라는 2017년 한국거래소의 자율공시로 최초 도입된 이후 2019년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했다. 2022년부터는 단계적으로 확대하여 자산규모 1조원 이상, 2204년부터 자산규모 5000억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공시의무를 확대 시행했다. 오는 2026년부터는 코스피 전체 상장사가 의무대상이 될 예정이다.   

국내시총 250대 기업 중 공시한 기업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 / ESG행복경제연구소.  

◆ 전체 준수율 평균 63.5%...31개사는 50% 미만

​거래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업들은 지배구조 일반정책,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의 항목으로 나눠 기업의 지배구조를 기술해야 한다. 

보고서 작성체계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에 대한 10개 핵심원칙, 28개 세부원칙 및 15개 핵심지표로 구성됐다. 특히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과 기본적인 지배구조 현황을 파악하기위해 준수를 장려하는 15개의 핵심적 지표에 대해서는 전년 대비 개선 여부를 명확하게 기재 및 공개해야 한다.

연구소가 조사한 대상기업의 '2023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15개 핵심지표 준수율 평균은 63.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366개사의 준수율 평균(62.3%)을 상회했다. 

핵심지표 준수율 상위업체 목록. / ESG행복경제연구소. 

◆ 포스코홀딩스⸱KT&G, 핵심지표 15개 항목 모두 지켜..."100% 준수율"

POSCO홀딩스(포스코홀딩스)와 KT&G는 이번 보고서에서 준수율 100%를 기록했다. KT와 한국가스공사는 93.3%로 높은 준수율을 보였다. 

또한 △삼상전자 △카카오 △삼성물산 △삼성전기 △SK텔레콤 △LG이노텍 △SKC △이마트 △HD현대건설기계 등은 86.7%로, 상위권에 올랐다. 

그밖에 준수율 80%이상 기업은 20개사, 70%이상은 32개사, 50%이상은 73개사로 각각 조사됐다. 반면 31개사는 50% 미만의 낮은 준수율로 지배구조보고서 공시가 미흡했다. 

◆ 주주⸱이사회 관련지표 준수율 낮아...핵심지표 중 '집중투표제 채택' 최저   

분야별 핵심지표는 주주 5개, 이사회 6개, 감사기구 4개다. 각 분야별 핵심지표 평균준수율은 주주분야 61%, 이사회분야 54.8%, 감사기구분야 80.8%로 분석됐다. 기업 소유권과 관련된 지표의 준수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먼저 주주분야 5개 지표에 대한 준수율 평균은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47.9%) △전자투표 실시(89.3%)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81.7%)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24.9%)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56.2%) 등이다. 

'전자투표 실시'와 '주주총회 분산개최' 등 주주의 주총 참여 및 의결권을 보장하기 위한 관련지표 준수율은 높은 반면 배당과 관련된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배당정책 등에는 소극적이었다. 특히 투자자가 배당액을 보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 개선방안의 후속조치로 신설된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준수율은 매우 저조했다. 

아울러 이사회분야 6개 지표에 대한 준수율 평균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54.4%)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마련(89.3%)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20.1%) △집중투표제 채택(5.3%)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75.7%)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 (84.0%) 등으로 분석됐다. 

경영권 보호로 인식하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와 '집중투표제 채택' 등은 경영권 안정성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명문화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한 기업은 조사대상 기업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소액주주가 경영권에 참여할 가능성을 제공하는 소액주주권 보호를 위해 도입된 '집중투표제 채택'는 임의규정(정관에 의해 집중투표 배제 가능)으로 명시돼, 상장 공기업 중심으로 9개 기업(포스코홀딩스·KT&G·KT·한국가스공사·SK텔레콤·한국전력·SK스퀘어·강원랜드·한화오션 등) 만이 준수하고 있다. 이에 오너 기업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사회 내 다양성을 강조하는 G20/OECD 기업지배구조원칙 개정 방향 등을 반영해, 다양한 성(性)·연령·경력이 조화를 이룬 이사회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해 신설된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은 법적 제도화로 높은 준수율을 나타냈다.   

감사기구분야 4개 지표에 대한 준수율 평균은 80.8%로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48.5%)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92.9%)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82.8%)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여부(98.8%) 등이다. 

다른 분야 핵심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준수율로 나타났으나, 지배주주의 과도한 영향력 통제와 회사 경영진의 의사결정 감독을 위한 지표인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 설치' 항목은 감사기구 4개 지표 중 가장 낮은 준수율로 평균 준수율보다 낮았다.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 ESG행복경제연구소.  

◆ '실질적인' 경영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 중요 

최근 ESG경영과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목받으면서 기업들은 지배구조보고서의 형식적 준수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경영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가 중요해 지고 있다. 

연구소는 "우수한 기업지배구조가 기업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장의 원천으로 기업가치에 직결되는 기본요건이 된다"며 "보고서 공시제도에서 핵심지표 준수여부 및 미준수 사유를 설명(CoE) 방식만으로는 개선 여부가 불충분한 중요 핵심지표에 대해서는 앞으로 법제화를 통해 보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소는 이번 조사결과를 '2024년 국내 250대 ESG경영평가' 거버넌스 분야 평가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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