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친환경 리조트' 비전으로 수립
두 단계 오른 환경...개선도는 높지만, 배출량은 여전히 높아
최철규 직무대행, 'ESG상생본부'로 격상 등 조직개편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강원랜드가 지난 2022년을 ESG경영을 원년으로 선포한 가운데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이 되기 위한 ESG 가치 실현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친환경 리조트'를 2030 중장기 ESG 비전으로 수립하고, 3대 전략 방향을 기반으로 한 9대 전략 과제를 설정해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ESG평가에서 매우 우수인 A+등급(87.05점)을 받으며 지난 평가(A등급)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환경 부문은 두 단계 오른 A+등급으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거버넌스 부문은 한 등급 오른 반면 사회 부문은 지난 평가와 동일했다.
강원랜드의 대표 자리는 이삼걸 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임기 4개월을 남기고 퇴임한 이후 현재까지 공석인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부사장으로 취임한 최철규 사장직무대행이 강원랜드를 이끌고 있다. 최철규 직무대행은 취임 직후 전략본부를 폐지해 조직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ESG상생협력실을 'ESG상생본부'로 격상시키면서 ESG경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역사회와 상생 협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리조트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 '두 단계 껑충' 환경(E)...여전히 높은 온실가스는 개선돼야
환경 부문은 85.7점으로, A+등급이다. 지난 평가(B등급)에서 두 단계 껑충 뛰었다. 이는 지난 평가보다 나아진 '활동 및 성과' 분야와 미디어분석의 가점(0.7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9년 대비 40% 감축하고, 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큰 틀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감축 △순환경제 활성화 △지역생태계 보전 등을 수립해 6가지 중점 추진 과제를 실행하고 있다.
우선 탄소중립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도입과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2022년 기준)은 매출 1억원당 5.95t(이산화탄소톤)으로, 업계 평균(1.31t)의 4.5배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그러나 직전년도(8.29t)보다 28.2%가량을 줄이며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매출 1억원당 2.91TOE(석유환산톤)의 에너지 사용량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4.08TOE)보다 28.6%p가량 감소한 수치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리조트 영업시설 내 고효율 설비를 도입하고 에너지 사용 관리를 강화했다. 사업장 내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도입도 100%를 달성했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한국동서발전과 공동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공동개발 양해각서를 통해 강원랜드 보유부지와 폐광자원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를 발굴할 계획이다. 2022년에는 리조트 내 태양광 설치 적합 부지 8502㎡를 발굴했다.
아울러 호텔 및 리조트 객실 내에서는 '노 플라스틱(NO Plastic)' 리조트 실현을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을 우선적으로 사용토록 했다. 이를 위해 호텔 내 일회용 소비재 37종을 교체해 친환경 제품 전환 비율 52%를 기록했다.
폐기물 재활용률 역시 96.2%로, 높은 편에 속했다. 현재 호텔 내 노후 침구류 교체 시, 침구류 속 조류 털을 회수해 신제품을 제작하는 방식의 리사이클링을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3개의 폐품을 130개의 신품으로 자원화했다.
그밖에 리조트 내 발생되는 음식 폐기물을 '동애등에'라는 곤충의 먹이로 활용하며 친환경 퇴비를 생산하고 있다. 이 퇴비는 단지 내 조성된 '오가닉팜'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약 2000만원의 비용이 절감됐다고 강원랜드는 설명했다.
이러한 친환경 경영의 결과로 △강원환경대상 환경보호운동 부문 수상(2023년 6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호텔서비스 부문 환경 표지 인증 취득 △환경부 환경정보공개 부문 우수기업 선정 △환경부 녹색경영‧녹색금융 우수 기업 선정(이하 2023년 12월) 등의 성과를 거뒀다.
◆ 사회공헌도는 업계 1위...고용 평등↑ 안전성↓
사회 부문은 지난해와 동일한 A등급(83.25점)을 받았다. 미디어 분석에서 가점 2.5점을 더했지만, 개선도 분야는 다소 낮은 점수를 받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상생 및 협력 가치 창출'을 전략 방향으로 삼은 만큼 사회공헌도가 높았다. 2022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1.766%로, 업계 내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직전년도(2.956%)보다 40%가량 감축됐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 하우스 지원 사업은 대표적인 지역사회 공헌 프로젝트다. 강원 폐광지역 4개 시·군 거주 장애인의 안정적인 주거환경 조성을 돕기 위해 2022년 처음 시작했다. BF 인증 하우스는 노후주택 개보수와 함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가구당 지원 비용은 최대 4000만원이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강원 폐광지역 4개 시·군 복지시설에 난방비를 긴급 지원했다. 지원대상은 노인· 장애인 생활시설과 아동복지시설 등 총 81개소로, 지원금액은 각 100만원씩 총 8100만원이다.
그밖에 △폐광지역 경로당 708개소에 1억2000여만원 규모의 쌀 지원(2023년 8월) △취약계층 어르신에 '따뜻한 한끼 나눔' 전달 희망 △'2024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에 3억5000만원 후원 △대규모 산불피해 지역인 강릉 이재민들에게 1억원 기부(이하 2023년 12월) 등을 진행했다.
직원 복지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웠다. 고용 안전성이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강원랜드 내 비정규직은 20.7%로, 전년(6.9%) 대비 2배가량 늘어나면서 공공기관내 비정규직이 많이 증가한 곳 중 하나로 꼽혔다. 근속연수도 19.7%p 짧아진 평균 11년을 기록했다.
반면 고용 평등성을 위해 전체 2.9%는 장애인을 고용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도장애인체육회,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장애인 체육선수 직무채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30명의 장애인 체육선수를 채용했다.
여성 직원 역시 직전년도보다 소폭 늘어난 32.8%를 기록했다. 직장 내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제1기 성평등위원회'를 발족한 바 있다.
◆ "제2의 창업 수준" 외친 최철규 직무대행...ESG 경영 위한 조직개편 단행
거버넌스 부문은 부문 내 유일한 S등급(92.65점)이다. 지난 평가보다 한 등급 상승했다. 항목의 60%가 5점 만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분야에서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제외한 6가지 항목이 만점을 받았다.
강원랜드 이사회는 독립성과 전문성, 다양성이 고루 갖춰졌다. 상임이사 3명과 비상임이사 10명으로 구성됐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내 유일한 여성인 권순영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경기 고양갑 당협위원장이던 권 이사는 정권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다만 주주들의 가치 제고를 위한 실천은 더뎠다. 주주들의 의결권 보장을 위한 4주 전 소집 공고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지켜지지 않았다. 상법상 의무 기간인 2주 전에 공고를 냈다.
반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의결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집중일을 피해 개최하라는 권고는 준수했다.
최철규 직무대행은 '제2의 창업' 수준으로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취임 직후 강원랜드의 체질개선을 위해 2조5000억원 투자를 목표로 한 '글로벌 복합리조트'를 발표했다.
올해 시무식에서는 2024년을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조직개편을 알렸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월 이사회에서는 기존 'ESG상생협력실'을 'ESG상생본부'로 격상했다.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카지노 인식 개선과 역할 재정립을 위한 전담조직인 강원랜드 복합리조트 경쟁력강화TF 신설했다. 이를 시작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속가능성장 기반 마련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