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행복경제연구소 평가서 'A+등급'
환경·거버넌스 등급 유지...사회 등급 하락
강신호 사장, 3년 만에 컴백...'K푸드'로 글로벌 영토 확장 계획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CJ제일제당이 'K푸드' 열풍을 업고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섰다. 새로운 사업영역 진출과 사업확대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면서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인 'Nature to Nature' 선순환 체계 달성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ESG행복경제연구소의 200대기업 ESG평가에서 종합 A+등급(87.18점)으로, 지난 평가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환경과 거버넌스 부문은 지난 평가와 동일한 반면 사회 부문은 한 단계 하락한 A등급을 기록했다.
올해는 강신호 부회장이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구원투수로 3년 만에 돌아왔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과 '초격차 역량강화'에 힘쓰며 반등의 기회를 노릴 계획이다.
앞서 2019년 강신호 사장이 식품사업 부문 대표로 있던 당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바 있다. 이에 미국과 영국 등에 이어 올해는 프랑스 현지 법인을 설립해 'K푸드'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그 밑바탕에는 ESG경영이 자리잡고 있다.
◆ 폐기물 줄이고, 재활용률 높이고...개선도는 아쉬워
환경 부문은 84.7점으로, A등급이다. 업계 내에서 재활용률이 높은 편인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다소 적었다. 다만 개선도는 다소 아쉬웠다.
폐기물 재활용률(2022년 기준)은 95.2%로, 업종 평균(79.1%)을 상회했다. 용수 재활용률 역시 업종 평균(9.4%)의 1.8배에 달하는 16.6%를 기록했다. 폐기물 재활용률의 경우 직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용수의 경우 직전년도보다 1.8%p가량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내세운 슬로건인 'Nature to Nature'을 위해 재활용 및 폐기물 감축에 열중한 효과로 볼 수 있다. '지속가능한 패키징'을 위해 재활용·재사용·퇴비화 가능한 패키징 소재를 개발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향후 2030년까지 매립 폐기물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장 내 폐기물의 재사용, 재활용, 에너지원화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국내 사업장의 경우 폐기물을 산업용 원료로 재활용하거나 농업용 사료 및 퇴비화로 매립제로 수준에 이미 도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장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에는 환경에 해롭거나 재활용이 어려운 6가지 소재를 '네거티브 리스트'로 선정, 포장재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포장재 때문에 환경에 잔류하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HACT'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PHACT'는 CJ제일제당이 상용화한 생분해 소재 PHA의 브랜드로, 퇴비화가 가능하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매출 1억원당 6.15t(이산화탄소톤)으로, 업계 평균(7.92t)의 77% 수준에 불과했다. 직전년도(7.02t)보다도 12.4%p가량 줄어든 규모다.
탄소 감축과 함께 규제 강화에 따른 경영리스크 완화를 위해 현재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했다. 태양광 설비 도입, 그린뉴딜 프로젝트(에너지, 온실가스 감축사업 투자) 등 기존 설비 투자 타당성 검토 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운영효과를 산출하고 반영했다.
CJ제일제당은 "제도 도입은 금액 회수 기간이나 기회비용 등의 계산으로 경제성을 고려한 감축 활동을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량도 늘리고 있다. 2022년 사용량은 9655TJ(테라줄)로, 2020년(7272TJ) 대비 1.3배가량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태양광 설비 설치를 늘리면서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 이해관계자 관계·수평적 조직문화 형성에 만전...고용 평등·다양성은 미흡
사회 부문은 지난 평가보다 한 등급 하락한 A등급(84.35점)을 받았다. 미디어분석에서 0.7점 가점된 반면 법규 위규 및 이슈사항에서 0.2점이 감점됐다. 감점 요인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복버섯죽에 대한 판매 중단 및 회수 명령이다. 발표 당시 단종 상태였던 전복버섯죽은 세균수 기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또한 이해관계자와 소통이나 협력사와 관계는 준수했지만, 고용 평등과 다양성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위해 협력사 리스크 식별 시스템을 구축하고, 핵심 협력사의 ESG 리스크 진단과 변화관리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이해관계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기 위해 국내외 사업장의 리스크 사전 점검과 개선을 추진하고, 구성원 인권의식 강화 교육도 지속하고 있다.
2030년 지속가능한 공급망 체계 완성을 위해 2025년까지는 공급망 ESG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여기에 협력사 ESG 평가를 글로벌로 확산하고, IT 시스템을 포함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외적으로는 공급망 관리에 주력한다면 대내적으로는 직원 복지에 힘쓰고 있다. 수치상으로 직원들의 복지는 향상된 모습이다. 1인당 복리후생비도 전년 대비 14.1% 늘어난 1620만원을 기록했다. 평균 근속기간이 7년인 직원들의 연봉은 평균 7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2%p가량 증가했다. 업계 평균(5823만원)보다도 약 1.3배 많았다.
또한 수평적 문화를 위해 본부·실·팀 등 위계를 드러내는 조직 명칭을 지난해 7월 없앴다. 모두 영문을 기본으로 조직명을 변경했다.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님' 문화와 '영어 닉네임' 사용에 이어 수평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앞서 직급 체계도 사원, 대리, 과장, 부장 등이 아닌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와 '프로페셔널(professional)'로 변경했다. 임원은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한 바 있다.
다만 고용 평등이나 다양성 측면은 다소 미흡했다. 여성 직원은 전체 28.2%이다. 장애인 고용률의 경우 0.9%로, 민간 기업의 의무 고용률(3.1%)을 채우지 못했다. 업계 평균(3.13%)보다도 낮았다.
◆ '감사' 분야 만점...접근성·독립성·전문성 고루 갖춰
거버넌스 부문은 유일한 S등급(93.3점)이다. 항목 20개 중 70%가 5점 만점을 기록했고, '감사' 분야 전체는 만점을 받았다.
이사회는 총 7명으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됐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비롯해 경영, R&D, 재무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포진했다.
올해 주총에서는 김소영 CJ제일제당 바이오 연구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다양성은 유지하고 있다. 다만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형태를 유지하면서 독립성을 갖추지는 못했다.
김사위원회는 이사회 산하로, 구성원은 사외이사만으로 채웠다. 특히 분기 1회 경영진 없는 회의를 개최하면서 독립성과 전문성이 고루 갖춰졌다는 평가다. 감사내부감사기구의 경영정보 접근성도 좋았다.
아울러 주주의 의결권과 관련된 제도는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주총 소집공고는 권고 기간(4주)이 아닌 상법상 의무기간인 2주 전에 공시했다.
주총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에는 주총 집중일을 피해 개최했지만, 올해는 집중일인 3월27일에 개최했다. CJ제일제당은 "연결대상 자회사 및 종속회사들의 결산일정 및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 일정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집중일에 주주총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했다. 2022년 2월, 3개년 배당정책을 수립하고 공시했다. 2021~2023년 사업연도에 대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 손익 제외)의 20% 이상 배당한다는 정책에 따라 2022년 1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시행했다.
지난해에는 이익이 감소했지만, 지난해 연간 배당금으로 전년과 동일한 보통주 5500원, 우선주 5500원이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