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행복경제연구소 국내 시총 200대기업 ESG 평가 종합 A+
환경 A+등급... 전(全) 사업장 폐기물 매립 제로 ‘플래티넘’ 등급 획득
나눔 키오스크로 ‘일상 속 기부’ 문화 확산... 사회 역시 A+로 상승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삼성전기(사장 장덕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초일류 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월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시총 200대기업 ESG 평가(2022년 기준)’에서 종합 88.15점으로 매우 우수인 A+ 등급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환경(85.30점)과 사회(85.20점) 분야가 각각 A+등급으로 전년 등급보다 한 단계씩 상승했고, 지배구조(94.90점)는 최상위 등급인 S를 유지했다.
ESG 경영 밑바탕에는 인공지능(AI) 관련 매출을 매년 2배 이상 높이겠다는 목표가 있다. 이는 외부 환경 불확실성에도 흔들림 없는 사업 체질을 구축하겠다는 삼성전기의 의지다.
이를 위해 AI PC용 반도체 패키지기판 양산을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AI 서버용 프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도 생산할 계획이다. 전장 부품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630볼트(V) 이상의 사용 환경에서도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전장용 세라믹콘덴서(MLCC) 5종을 개발했고, 지난 1월에는 자율주행차용 MLCC도 개발했다. ‘꿈의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기판 개발은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E), ‘폐기물 매립 제로’ 플래티넘 등급 획득...에너지 사용량은 늘어
이번 평가에서 환경 분야는 미디어분석에서 0.3점 가점을 받아 A+등급(85.30점)으로 지난 평가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폐기물 재활용률과 온실가스 배출이 개선됐지만, 미세먼지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늘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었다. 2021년 배출량 20.30tCO2(이산화탄소톤)에서 2022년 13.53tCO2로 8.71% 감축했다. 삼성전기는 2030년까지 법인 업무차량 100%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차량을 교체하고 있다. 또 해외 생산법인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만큼 사업장이 위치한 나라의 정책에 따라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폐기물 재활용률도 89%로 업계 평균(80.2%)을 상회했다. 삼성전기는 ‘폐기물 매립 제로(0)’를 목표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통해 발생부터 처리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모든 사업장이 글로벌 안전과학 회사인 UL 솔루션스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받았다. 수원사업장이 2년 연속 선정된 데 이어 세종과 부산사업장도 플래티넘 등급을 받았다.
UL 솔루션의 폐기물 매립 제로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다시 자원으로 활용하는 비율에 따라 플래티넘부터 실버 등급을 부여한다. 이는 기업의 자원순환 노력을 평가하는 글로벌 지표로도 활용된다.
재활용 시설 투자도 늘리고 있다. 폐수 찌꺼기(슬러지)에 있는 미량의 구리를 재활용하기 위해 폐수 처리장의 구리 응집 시설을 보완하고 고효율 탈수 시설을 설치해 매월 150톤(t)의 폐수 슬러지를 재활용할 시스템을 구축했다. 세종·부산사업장은 폐기물 분류 시스템을 개선해 기존에 매립 처리하던 폐유리와 폐석고보드를 각각 유리 원료와 시멘트 부원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폐휴대전화 수거 캠페인으로 2년간 1357대의 휴대전화를 수거했으며 ‘제로 웨이브 프로그램(Zero Wave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Zero Waste(쓰레기 배출 줄이기) △Zero Bias(차별 줄이기) △Zero Social Distance(사회적 거리 줄이기) △넷제로(Net Zero, 탄소 절감) △Zero Water Scarcity(물 아껴 쓰기)로 구성해 ESG 실천 분야에서 ’제로(0)‘ 만들기 캠페인에 임직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미세먼지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개선은 아쉽다. 미세먼지는 업계 평균(9.6toN)보다 30.33% 많은 30.20toN을 배출했으며, 매출 1억원당 에너지 사용량도 1.48TOE로 1.87% 많이 사용했다.
삼성전기는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건물과 공장 신·증축 시 고효율 자재·설비를 사용하고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검토, 도입, 적용할 예정이다. 노후 설비 교체 시에도 고효율 설비를 우선 도입할 계획이며 사업장별로도 고효율 설비 도입과 운전 방법 개선으로 2025년까지 매출액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5% 이내로 관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50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위해 2030년까지 우선 30% 전환을 목표로 친환경에너지를 도입하고 있다.
◆사회(S), A+로 등급 상승... ‘나눔 키오스크’로 일상 속 기부 문화 확산
사회(S) 분야에서는 미디어분석에서 0.2점 감점됐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우수인 A+등급(85.20점)으로 상승했다. ‘이해관계자’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사회공헌 지출액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직원 복지 분야를 살펴보면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4년으로 업계 평균(6.1년)을 상회했고, 비정규직 고용률도 3.4%로 낮았다. 하지만 2021년도 대비 비정규직 고용률은 47.83% 증가했다. 평균 연봉은 9700만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11.82% 줄었지만, 복리후생비는 16% 오른 205만원이었다.
조직 내 성평등 문화 확산에도 노력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국내 23.6%, 해외 52.5%의 여성 직원이 재직 중이고 이 중 간부 비율은 14.8%로 전년 대비 0.9%p 늘었다. 특히 과장급 내 여성 비율이 23.8%로 나타났다. 장애인 고용률도 2%로 고용평등과 다양성을 유지하려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협력사와의 소통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지난해와 2022년에 이어 올해도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2024 상생협력데이’를 개최했다. 이와 함께 동반성장 문화 실현을 위해 상생 펀드 및 스마트공장 등 자금 지원, 생산성 향상 품질 혁신·안전 환경 등 현장 개선, 구매 혁신 및 저비용 솔루션 개발 지원, 전문 기술 및 계층별 맞춤형 역량 향상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나눔 키오스크’로 일상 속 기부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 키오스크는 임직원이 사원증을 태킹할 때마다 기부되는 시스템으로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소개된 아동에게 기부금이 전달된다. 지난 2015년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 처음 설치됐고, 2022년부터 계열사로 확대됐다. 현재는 미국, 중국, 인도, 베트남, 태국 등 5개 해외 사업장에서도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푸른코끼리’ 사업을 통해 청소년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푸른나무재단과 교육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사랑의열매와 6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교육 확대를 포함해 피해 학생 보호와 심리적·육체적인 회복 등 지원 활동을 강화했다.
◆등급 유지한 지배구조(G)... 주총에서 AI 관련 매출 2배 상승 공언
지배구조(G) 분야는 지난 평가와 동일한 최상위 S등급(94.90점)을 유지했다. ‘주주’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미디어분석에서 0.2점 가점됐다.
이사회는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독립성을 보장했다. 주주들의 의사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주주총회 4주 전 소집 공고를 내고 전자투표제와 온라인 중계도 병행했다. 또 주총 집중 개최일을 피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여성 사외이사 2명을 선임했고, 이사회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구성원이 눈에 띈다. 삼성전기는 위원회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야 전문가로 구성했다. 위원회는 경영진의 환경경영 실천 의지를 반영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 △수자원 효율성 제고 △자원순환 등 3대 추진 과제를 수립해 경영 활동에 적용하고 있다.
이해관계자와 소통도 적극적이다. 매 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정보를 전달하고 있고, 지난달 20일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장덕현 사장이 직접 나서 주주들에게 회사 경영 상황과 중점 추진 방향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장 사장은 주총에서 “제품 품질 강화, 생산성 향상, 원가구조 개선 등을 통해 내부 효율을 향상하고 AI, 서버, 전장용 매출을 확대하겠다”며 “2025년까지 전장용 매출 2조원 이상, 매출 비중은 20% 이상 달성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고객 다변화로 AI 관련 매출도 매년 2배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기는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 AI PC용 반도체 패키지기판 양산을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AI 서버용 프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도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 ‘꿈의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기판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우선 내년에 유리기판 시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더 미세하게 회로를 새기면서 두께를 줄일 수 있고 열에도 강해 고성능 칩을 결합하는 데 유리하다. 또 플라스틱 기판보다 더 많은 칩을 얹을 수 있다.
더불어서 중장기적으로 다가올 미래차 시장을 정조준,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장 부품 고도화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 630볼트(V) 이상의 사용 환경에서도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전장용 세라믹콘덴서(MLCC) 5종을 개발했고, 지난 1월에는 16V급 세계 최고용량 자율주행자동차용 MLCC도 개발한 바 있다.
신(新)성장 동력이 될 전고체 배터리도 2026년 혹은 2027년 시제품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폭발 위험이 적어 신체에 가까이 접촉하는 웨어러블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