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행복경제연구소 ESG평가서 'A+등급'
환경·사회 부문 한 단계씩 상승
조직개편 및 주주환원 정책 등 거버넌스 강화 나서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네이버(NAVER)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을 강화하면서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과 ESG 규제 강화 동향을 파악하고, 지속가능성 내재화에 수반되는 기회와 리스크 분석을 실시하면서 ESG 고도화에 나섰다.
그 결과 네이버는 ESG행복경제연구소의 200대기업 ESG평가에서 매우 우수인 종합 A+등급(88.38점)을 받았다. 지난 평가(A등급)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등급 상승에는 환경과 사회 부문이 크게 작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는 지난해 ESG 전략을 개편해 보다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장기적인 환경 영향을 저감하는 'ESG 7대 전략'체계로 고도화하고 핵심성과지표를 수립해 공개했다.
◆ 'A등급' 환경, '2040 카본 네거티브' 발표..."규제 강화를 기회로"
환경 부문은 A등급(82.9점)으로, 지난 평가(B+등급) 대비 한 단계 올라섰다. 온실가스 배출량이나 에너지 사용량은 업계 내에서 현저히 낮았지만, 개선도 측면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2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출 1억원당 1.61톤을 기록, 업종 평균(2.89톤)의 55% 수준이다. 그러나 직전년도(1.57톤)보다 소폭 늘어났다.
에너지 사용량 역시 매출 1억원당 0.8TOE(석유환산톤)로, 업계 평균(1.44TOE)의 절반을 살짝 넘었다. 그럼에도 직전년도(0.78TOE)보다는 2.5%가량 증가했다.
네이버는 증가하는 탄소 배출량을 잡기 위해 '2040 카본 네거티브' 달성을 ESG 7대 전략에 포함했다. 탄소중립 등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내외 규제가 강화되는 환경 속에서 네이버는 이를 내외부 사업 확대 기회로 삼았다.
2022년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사옥 '1784' 첫 공개를 시작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과 친환경 차량 전환 이니셔티브인 EV100에 가입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전자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7GWh(기가와트시)까지 늘릴 것을 약속했다. 2022년 기준 재생에너지 약 5.49GWh를 사용했다. 전환율은 3%다.
향후 2025년까지 △업무차량의 30% 전기차 전환 △글로벌 ESG 공시 대응 주요 계열법인 기후변화 △공시체계 구축 지원 △네이버 친환경 서비스 발굴 및 사회적 탄소감축 기여도 공개 등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탄소 감축 일환으로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와 '그린웨일'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린웨일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탄소를 줄여 환경보호에 기여하기 위해 기획한 자원봉사 일종이다.
이용자가 웨일 브라우저를 사용하면서 캠페인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네이버 메일함 정리, 다운로드 기록 삭제, 브라우저 캐시 삭제, 브라우저 탭 닫기 등 쉽고 간편한 활동들로 구성됐다.
◆ '허례허식 문화' 없애고 '女·장애인 고용' 늘리고...감점은 옥의티
A+등급인 사회 부문은 86.5점을 기록했다. 지난 평가(A등급)보다 한 등급 올랐다. 직원복지와 DEI 강화 등이 등급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개발자 극단적 선택 관련 고용노동부 수사 착수 △언론 단체들의 네이버 '뉴스 콘텐츠 제휴 약관 개정안' 통한 '콘텐츠 착취 행위' 중단 요구 공동 성명 발표(이하 2023년4월) △북한 발사체 발사 경보 뒤 네이버 5분간 접속 차단(2023년 6월) 등이 평가의 감점 요인(0.9점)으로 작용했다.
'직원' 분야에서 '급여 및 복지' 항목은 5점 만점을 받았다. 2022년 평균 연봉은 1억3449만원으로, 업계(8007만원)의 1.7배 높았다. 이는 직전년도(1억2915만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감소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네이버는 허례허식처럼 느껴지는 조직문화를 없애기 시작했다. 올해도 시무식 없이 새해 첫 근무를 시작했으며, 신년사도 발표하지 않는 대신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직원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이달초 임직원 소통행사인 '컴패니언 데이'를 열고, 직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DEI 척도인 여직원 비율과 장애인 고용률은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다. 여직원 비율은 38.1%로, 직전년도(35.6%)보다 소폭 상승했다. 특히 통계청 고용통계 기준 국내 평균 여성 관리자(직책리더) 비율 대비 10%p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고용률 역시 민간기업의 의무고용률인 3.1%의 4배 달하는 12%를 기록했다. 직전년도(11%)보다 1%p 증가했다. 이에 2022년 조직 효과성 진단 내 '다양성과 포용' 항목은 평균 75% 긍정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p 상승한 수치다.
이는 다양한 제도가 발판이 됐기에 가능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장려, 여성 리더 56%는 자녀 양육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자녀를 둔 직원들이 육아 관련 고민과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사내 클럽들도 운영 중이다.
또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네이버핸즈'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설립 당시 21명으로 시작, 2022년 12월 말까지 31명의 발달장애인을 추가로 채용했다. 장애인이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직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현재 사옥(1784, 판교 테크원 타워, 도담빌딩)에서 2022년 기준 총 52명의 발달 장애인이 카페, 브랜드 스토어, 커피 머신 및 원두 관리, 화분 관리, 꽃집, 편의점 등 6개 직무에서 근무하고 있다.
최근에는 1784 내 편의점에서는 발달장애 사원들이 참여하는 로봇 배달 서비스를 위한 CBT(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배달할 상품을 발달 장애인 직원이 로봇' 루키'에 실고, 로봇이 배달하는 형식이다. 일상공간에서 발달장애 사원과 로봇이 협업하는 국내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 공헌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지난해 강원도 강릉 산불 피해에 지역 복구를 위한 성금 10억원을 전달했다. 튀르키예, 시리아 구호활동을 위해 100만달러(약 13억8300만원)를 지원한 바 있다.
◆ 조직개편·이사회 변화...글로벌 기술 플랫폼으로 성장 꿈꿔
거버넌스 부문은 98점으로, 지난해와 동일한 최우수인 S등급을 받았다. 이는 200대 기업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20가지 항목 중 90%가 5점 만점을 기록했으며 '주주'와 '감사' 분야는 모두 만점을 받았다.
주주와 관련해 △주주총회 4주 전 소집 공고 △전자투표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등을 모두 준수했다. 그밖에 2022년 기준 최대 주주 지분율은 8.4%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수연 대표는 취임 후 첫 번째 주주서한을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 확립과 주주환원책 강화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그 일환으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새롭게 발표했다. 이와 별개로 3년 동안 발행주식수 약 3%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이행하면서 주주가치 극대화를 약속했다.
올해는 사내독립기업(CIC) 조직을 5개에서 12개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했다. 새로 구성되는 전문 조직은 크게 프로덕트·플랫폼 영역, 비즈니스·서비스 영역, 콘텐츠 영역 등이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사내 모든 기술 분야에 AI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광고·쇼핑·지역 등 사업 영역 전반에 걸쳐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최 대표 직속 △글로벌 경영 △프로덕트·테크 △임직원 성장 등을 논의할 위원회 3개를 신설했다.
최 대표는 "사업 영역 간 경계가 다시 한 번 허물어지고 있는 인터넷 환경과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전사 차원의 전략으로 대응하고자 지난 9년간 네이버를 성장시킨 CIC 중심 체계도 변화가 필요했다"고 조직 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이사회는 독립성과 다양성,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사회 29%는 여성이 자리했고, 4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으로 구성됐다.
안정적 성장 속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변재상 전 미래에셋생명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전문성을 다졌다. 변재상 사외이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직을 역임, 금융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자산운용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강점을 갖췄다는 평가다.
변 사외이사와 함께 선임된 이사무엘 인다우어스 공동창립자 역시 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이사회는 이사무엘 사외이사에 대해 "테크 산업계의 실무 경험을 토대로한 높은 이해와 전문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테크 분야 실무 경험이 두터운 이들을 구성원으로 추가하면서 글로벌 기술 플랫폼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