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행복경제연구소 평가서 A+등급
'톱5' 환경...온실가스 감축에 중점
7936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주주환원 정책 실천"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함에 따라 미래 에너지를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2021년 그린 중심 사업 전환을 선언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대외에 공표한 이후 포트폴리오 강화 및 신사업 개발, R&D 역량 확대 등 파이낸셜 스토리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 거버넌스 부문 강화를 위해 'GROWTH' 전략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GROWTH' 전략은 △G(저탄소) △R(넷제로 달성) △O(글로벌 탑티어 수준의 SHE) △W(컴플라이언스 관리 강화) △T(이해관계자와 함께 성장) △H(구성원의 행복증대) 등을 포함했다.
G와 R은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으로 가기 위한 전략이다. O와 W는 거버넌스 강화를, T와 H는 임직원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한다.
그 결과 ESG행복경제연구소의 200대기업 ESG 평가에서 매우 우수인 A+등급(88.83점)을 받았다. 지난 평가와 동일한 등급이지만, 점수는 소폭 상승했다. 특히 환경은 한 등급 오른 최우수인 S등급으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 온실가스·에너지·미세먼지 모두 감축...탄소중립 가속화
환경 부문은 90.4점으로 S등급을 받았다. 지난 평가(A+등급)보다 등급이 오르면서 톱5에 진입했다.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량, 미세먼지 배출 감소가 등급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이원화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섰다. 우선 2025년까지 에너지·화학 사업은 절대량 기준으로 25%(2019년 대비) 감축을, 배터리·소재 사업은 BAU(기존 사업 이행 시 예상 배출량) 대비 21% 감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2022년에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하고, 공정 효율 개선 및 에너지 효율화를 진행했다. 또한 주요 자회사를 포함한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스코프3(가치사슬 전반 배출) 통합 감축 로드맵을 수립했다. 공급망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까지 구체적인 목표를 통해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은 업종 평균(44.87톤)의 3분의 1수준인 매출 1억원당 14.28톤이다. 직전년도(23.93톤)보다 40%가량 감축했다.
에너지 사용량의 경우 2022년 기준 4.93TOE(석유환산톤)으로, 직전년도(8.09TOE)보다 40%가량 감소했다. 업종 평균(11.82TOE)의 절반보다 낮은 수준이다.
배출되는 미세먼지량도 현지히 줄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울산CLX)는 울산지역의 대기환경을 관리하고 지역주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울산시, 환경청, 30개 기업체와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미세먼지 배출량은 0.2톤(2022년 기준)으로, 전년(6.5톤)의 30분의 1수준이다. 그밖에 질소산화물은 2019년 대비 44%, 황산화물 83% 저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스팀공급 분리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 전환 기술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울산CLX는 지난해 10월외항 부두에서 사용되는 스팀(증기) 공급라인을 이원화해 탄소 배출량을 연 13% 감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탄소배출량을 연간 5400톤 줄일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만드는 기술을 확보했다. 일산화탄소는 다양한 화학제품 제조과정에서 기초물질로 활용된다. 이번 기술 개발로 일산화탄소를 탄소저감 화학제품 생산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사회공헌부터 공급망 관리 확대까지, 사회(S) 강화...개선도는 아쉬워
사회 부문은 우수인 A등급(82.55점)으로, 지난 평가(A+등급)보다 한 단계 떨어졌다. 다른 부문에 비해 5점 만점(15%)도 적은 편이었다. 직원 근속 연수와 연봉이 감소하는 등 개선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다만 감소했음에도 장애인 고용률(3.5%)과 연봉(1억5300만원)은 업계에서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인재 육성 정책을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GROWTH' 전략의 일환으로, △일(경험)을 통한 성장 △역할을 통한 성장 △학습을 통한 성장 △역량 발휘 환경 지원 등으로 구성원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다양성 강화를 위해 장애인 고용률 목표치를 수립하고, 직급별 여성 이슈 해결을 위한 활동 체계도 마련했다. 장애인 고용률의 경우 2025년까지 현 수준인 3.5% 유지를 목표로 한다. 여성과 관련해서는 △HR제도 △여성인력 육성 △일 가정 양립 등을 통해 여성 유입을 확대하고, 경력 단절화를 최소화해 여성 리더로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협력사와 관련해서는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통한 안정적 조달'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협력사 ESG 관리 강화를 위해 ESG 리스크 사전 및 정기 평가 개편, 그에 따른 구매 시스템 개선, ESG 우수 협력사 인증 및 포상 신설, 전년도 평가결과 기반의 맞춤 교육 및 컨설팅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밖에도 6년째 협력사 74곳에 상생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전달된 기금은 SK이노베이션 구성원의 기본급 1% 기부와 회사가 출연한 32억원, 정부와 협력사 공동근로복지기금 출연금 등이 포함됐다. 또한 설비협력사에는 지난해 12월 행복지원금 1억8500만원을 전달했다.
아울러 ESG 실적을 반영한 새로운 성과급 제도를 지난해 2월부터 도입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3년간 관련 성과를 평가하고 목표 달성에 따라 성과급 지급하는 평가항목을 신설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기부 활동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울산CLX가 취약계층에게 20억원 지원을 비롯해 △튀르키예 지진피해 구호 물품 기부(2023년 3월) △장미축제 참여 수익금 1300만원 기부 △학대피해 노인치료 프로그램 5000만원 지원(이하 2023년 6월) △결식우려아동에 도시락 지원(2023년 8월) △무료급식소 4곳에 8000만원 후원(2023년 9월) △취약계층 초등생에 2000만원 지원(2023년 11월) 등을 이어왔다.
◆ 사외이사 67%는 여성...회사 출범 첫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환원' 실천
거버넌스 부문은 지난 평가와 동일한 S등급(93점)을 받았다. '이사회'와 '감사'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미디어 분석에서 0.3점 가점됐다.
이사회는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면서 일찌감치 독립성을 갖췄다. 여기에 여성 사외이사수를 늘리면서 다양성과 전문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로 백복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지은 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를 선임했다.
지난해 사외이사 50%는 여성이었다. 김주연 전 P&G 오럴케어&그루밍 한국·일본지역 부회장, 이복희 롬엔드하스전자재료씨엠피코리아 대표이사, 김태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다. 여기에 올해 이지은 사외이사까지 합류하면서 이사회 내 여성 이사 비중은 한층 높아졌다.
다양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추면서 올해는 효율성 관점에서 전체적인 전략 방향을 재점검하고 안정적 사업구조와 재무구조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이에 지난달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SK그룹 내 다양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계열사 사업 포트폴리오의 내실 강화 및 성과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이어 올해 주총 직후 CEO와 함께 하는 '주주와의 대화'를 열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상규 대표는 "신임 사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전사적인 실적개선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회계 기준 현금·현물 배당을 대신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서 주주환원 실천을 이어갔다. 소각 물량은 총 491만9974주로, 장부가 기준 7936억원 규모다. 2011년 회사 출범 이후 첫 자사주 소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