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유일하게 4개 이상 국제기준 활용·UNGC 가입
작년 女등기임원 없었던 하이브·스튜디오드래곤, 올해 女등기임원 선임
7월 이전 '보고서 공시' 9개사 모두 '제3자 검증' 거쳐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올해 7월 말 기준)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한 결과, 전체 공시율은 75.5%로 확인됐다. 최근 4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공시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철강·기계(100%) 업종이었으며, 가장 낮은 업종은 전문기술 업종이었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은 11개 기업이 포함됐다. 그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9개사(社)다.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의 공시율은 81.8%로 △건설·조선 △물류·무역 △식음료 △자동차부품 △철강·기계 등 5개사보다 낮았으며, △IT·반도체 △금융지주 △보험 △은행·증권·카드 △전기·전자 △전문기술 △제약·바이오 △비금융지주사 △화학·장업 등 9개사보다는 높았다. 15개 업종 중 6위다.
업종 분류가 일치하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우나, 지난해 조사(10월 기준) 때 '엔터테인먼트' 업종(전체 8개사)과 비교하면 공시율(62.5%)과 순위(11위) 모두 크게 올랐다.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에서 7월 이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9개사는 △하이브 △강원랜드 △호텔신라 △제일기획 △스튜디오드래곤 △JYP Ent △CJ ENM △에스원 △에스엠(SM) 등이다. 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은 파라다이스와 GKL 2개사였다.
◆ 강원랜드, 유일하게 4개 이상 국제기준 활용·UNGC 가입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돼있다.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에서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GRI(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라인 입안을 위한 연구센터)·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국제기준을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강원랜드가 유일했다.
그 외, △JYP △CJ ENM 등 2개사는 3개 국제기준을, △하이브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에스엠 등 5개사는 2개 국제기준을, 스튜디오드래곤은 1개 국제기준을 활용했다.
국제기준 활용도는 GRI가 8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SASB가 7개사, UN SDGs와 TCFD가 각각 3개사 순이었다.
참고로 강원랜드는 유일하게 국제기준을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이면서 UNGC(UN Global Compact)에도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UNGC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분야 10대 원칙을 제시하는 글로벌 기업시민 이니셔티브로 100여 개 이상의 국가의 기업들이 가입하고 있다.
◆ 작년 女등기임원 없었던 하이브·스튜디오드래곤, 올해 女등기임원 선임
지난 2021년부터 많은 기업들이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6개사였다. 지난해 조사(10월 기준 140개사)와 비교하면 6개사가 늘었다.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은 11개사 가운데 △하이브 △강원랜드 △호텔신라 △스튜디오드래곤 △JYP △CJ ENM △에스원 △에스엠 등 8개사가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었다.
지난해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146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조사(10월 기준 100개사)와 비교하면 46개사가 늘었다.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은 △하이브 △강원랜드 △호텔신라 △스튜디오드래곤 △JYP △ CJ ENM △에스엠 등 7개사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와 스튜디오드래곤 등 2개사는 지난해 조사 때는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올해는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기업이다.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65개사(32.5%)에 불과했다.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은 11개사 중 △강원랜드 △제일기획 △CJ ENM 등 3개사가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하고 있었다.
◆ 7월 이전 '보고서 공시' 9개사 모두 '제3자 검증' 거쳐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를 통해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고 있었다. 올해 7월 말 기준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51개사 중 141개사(93.3%)가 중대성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112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이슈 풀을 구성하고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 측정결과를 종합한 이슈의 우선순위 결정을 매우 중요하게 다뤘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보고서에 중대성 평가를 포함한 기업이 136개사로, 이 가운데 이중 중대성 평가를 활용한 기업은 21개사에 불과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보고서에 이중중대성 평가를 활용한 기업이 91개사나 늘어난 것이다.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에서 7월 이전에 보고서를 발간한 △하이브 △강원랜드 △호텔신라 △제일기획 △스튜디오드래곤 △JYP △CJ ENM △에스원 △에스엠 등 9개사가 모두 중대성 평가 항목을 보고서에 포함했다.
특히, 이들 기업 중 스튜디오드래곤과 에스엠을 제외한 7개사는 이중 중대성평가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중 중대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시총 200대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을 통한 검증절차를 받고 있었다. 143개사(71.5%)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기준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137개사)와 비교하면 6개사가 늘어난 수치다.
또한 102개사(51%)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 산정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84개사)와 비교하면 18개사가 증가했다.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은 7월 이전 보고서를 공시한 9개사가 모두 제3자 검증을 보고서에 포함했다.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는 이들 기업 중 에스원과 에스엠을 제외한 7개사가 보고서에 포함했다.
종합하면 시총 200대 기업(지난해 말 기준)에 포함된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은 11개사로, 그 중 올해 7월 이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9개사다.
이들 기업 중 제일기획과 에스엠을 제외한 7개사는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었으며, 제일기획과 에스원을 제외한 7개사는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했다. 9개사 모두 '제3자 검증'을, 에스원과 에스엠을 제외한 7개사는 별도의 환경검증을 거쳤다.
특히, 강원랜드는 △이중 중대성 평가를 활용했으며 △4개 이상 국제 기준을 활용하고 UNGC까지 가입했다. 또,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었으며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하고 △스코프3를 공개했다. 여기에 더해 △제3자 검증과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까지 거친 기업은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에서는 강원랜드가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