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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대 기업 등기임원/직원보수비율] “임원만 돈잔치?” 평균 14배 많은 보수...식음료 업계 연봉격차 38배로 가장 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3-03-07 14:51:13 조회수 114

임원만 배불린 식음료업계...직원 평균 연봉도 낮아
전문가 "지배구조, 신경 쓰지 않으면 기업에 치명타“

농심·CJ제일제당·오리온 본사 전경. /각사 제공
농심·CJ제일제당·오리온 본사 전경. /각사 제공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 기준)의 등기임원과 직원간 평균 보수 비율(배)이 13.88배인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식음료 업계가 임원과 직원의 연봉 격차가 가장 컸다. 이는 그 뒤를 이은 자동차부품 업계보다 무려 1.7배 이상 높은 수치다. 식음료업계에서는 임원들만 돈잔치 한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ESG행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식음료 업계는 임직원 연봉 격차가 37.69배로 전체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 중 농심은 99.8배에 달해 전체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농심의 2021년 직원 평균연봉은 5100만원에 그쳤지만, 등기임직원 평균 보수는 18억7200만원에 달했다. 그해 7월 농심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신동원 회장이 13억9400만원을 받아 직원과 격차가 약 28배를 기록했다. 특히 故신춘호 회장에게 지급된 고액의 퇴직금이 포함되면서 임원과 직원의 보수격차가 커졌다는 게 농심 측 설명이다. 

◆ 식음료 업계 7개 기업 중 5곳 평균 두 배 웃돌아… 전체 업종 中 가장 높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농심은 등기이사·감사 등 임원 1인에 평균 18억7200만원을 지급했다. 2020년 1인당 5억4000만원을 지급했는데, 전년 대비 246.6%(3.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등기임원의 연간 평균 보수가 급증하는 동안 직원 평균 임금은 오히려 감소했다.

2021년 직원 1인에 지급된 평균 보수는 5100만원이었다. 이는 2020년 평균 5300만원 대비 200만원(3.7%) 줄어든 금액이다. 당시 기준 등기임원과 직원 간 평균 보수 격차는 36.7배에 달한다. 다만, 같은 기간 미등기임원 평균 보수도 2020년 2억6600만원에서 2021년 2억6200만원으로 400만원(1.5%) 줄었다.

농심의 故신춘호 회장 퇴직금에 따른 이례적 사례를 감안해도 식음료 업계의 임직원간 임금차이는 타 업종보다 컸다. 실제 CJ제일제당이 68.3배, 오리온이 32.8배, 오뚜기가 27.4배, KT&G가 25.3배에 달한다. 다만, 식음료 업계 중 하이트진로(6.0배)와 동서(4.9배)만 평균보다 낮은 배율을 기록했다.

식음료업계 한 관계자는 "직원들 평균 연봉이 타 업종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의 보수는 오히려 더 높은 것은 불합리 하다"고 토로했다.

ESG행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 기준)의 직원 평균 연봉은 9108만원이나 식음료업계 평균은 7315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오뚜기와 농심은 각각 4337만원, 5115만원으로 업계 평균치 보다도 낮았다. 

현대모비스 본사 사옥. /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 본사 사옥. / 현대모비스 제공

◆ 자동차부품 업계 22.8배… 현대모비스 95.5배·기아 3배 큰 격차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기아 중 직원 평균 연봉 인상률이 낮았던 곳은 현대모비스로 나타났다. 반면, 기아는 처음으로 평균 연봉 1억 원을 기록하는 등 현대자동차 그룹 핵심 기업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차그룹의 2020~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평균 연봉은 2020년 8800만원보다 11% 상승한 9800만원으로 나타났다. 기아는 2020년 9100만원에서 11.4% 늘어난 1억1000만원을 기록해 현대차그룹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았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의 등기임원 연봉 평균 인상률은 어떨까.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에서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0년 급여와 상여를 합해 33억75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2020년 현대모비스로부터 받은 19억7200만원보다 14억300만원(70%) 늘어난 액수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고부가 차종 중심 판매 확대·제값 받기 전략 등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작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1.2% 늘어난 142조5275억원, 영업 이익은 47% 증가한 9조819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평균 연봉을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역대급 실적 호조에도 직원과 임원 간의 연봉 인상률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한 사회경제 전문가는 “대다수의 기업들이 ESG경영을 ‘상수가 아닌 부가서비스 또는 숙제’라고 생각한다. 기업 차원의 환경(Environment)도 중요하지만, 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환경은 기술적인 부분이지만 사회나 지배구조는 ESG경영을 통해 바뀔 수 있다. 만일 사회적 저항이 발생할 경우 기업에 대·내외적으로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연합뉴스

◆ IT 업계 21.9배, 위메이드·엔씨소프트 게임 업종도 취약

IT계에서는 위메이드가 등기임원과 직원 간 보수 비율이 83.8배로 나타났다. 농심, 현대모비스에 이은 전체 3위다. 업계 내에선 1위였으며, 엔씨소프트(52.3배), 카카오(31.2배), 네이버(22.5배), 컴투스(21.3배)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평균 급여 차이가 적은 곳은 컴투스홀딩스(3.5배)로 조사됐다.

이런 차이는 업계 특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IT업계 중 게임사는 연봉에 비례해 성과급을 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연봉을 많이 받는 임원들이 더 많은 과급이 돌아가고 보수가 적은 평직원의 경우는 성과금 인상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원들의 연봉이 직원들에 비해 높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임원들도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성과를 내야 성과급을 받는 구조다. 회사를 책임지면서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라면서 "성과급은 능력과 성과로 책정된다. 임원이 더 많이 받고 직원이 더 적게 받는 시스템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전문기술 업종은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은 15개 업종 중 격차가 가장 작았다. 200대 기업 평균을 상회했으며 상위권으로 분류됐다. 평균 4.8배로, LS일렉트릭(20배)과 한국항공우주(6.5배)·LIG넥스원(6배) 등 3개사를 제외한 8개사가 5배를 넘지 않았다.

등기임원/직원보수비율 상위 30위 하위 30위 기업./표=송혜숙 기자
등기임원/직원보수비율 상위 30위 하위 30위 기업./표=송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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