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직원율, 200대 기업 평균 대비 약 3배 낮아...현대로템은 '2%'
직원 평균 연봉, 전체 평균보다 낮아...'연봉 6000만원대' 이오테크닉스 유일
사외이사비율·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모두 평균 아래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경영의 핵심과제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장에 대한 대응이다.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최근에는 기업이 이윤추구중심의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증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응과 밀접한 사회적 책임(S)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G)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이슈와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주요지표에 대해 조사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들이 지난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에 공개된 기업정보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시총 200대 기업을 IT·금융지주·물류·보험 등 15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편집자주>
기업의 ESG 중심의 자발적인 사회적 책임 경영을 표명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국내 200대 기업 가운데 총 73개사가 가입돼 있다. 철강·기계업종에서 가입사는 현대제철이 유일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 촉구를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 UNGC는 현재 전 세계 162개국 2만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핵심가치인 인권·노동·환경·반부패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보고서(COP)를 매년 제출·공개해야 한다.
◆여직원 비율·평균 연봉 모두 평균 아래...장애인 고용률 높지만 두산밥캣 등 3개社 미공개
철강·기계업계에서 다양성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여직원 비율'은 8.26%로, 200대 기업 평균(25.21%) 대비 3배가량 낮았다. 업종 내 가장 낮은 기업은 현대로템으로, 2%의 여직원율을 보였다. 두산밥캣(28.3%)을 제외한 6개사 역시 한 자릿수의 여직원 비율을 기록했다. 특히 현대제철(2.3%)·고려아연(4.5%)·동국제강(4.8%) 등은 5%도 넘지 못했다. 남초(男超)라는 업계 특성이 아직까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 복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직원 평균 연봉'(8713만원) 역시 전체 평균(9108만원)보다 낮았다. 이오테크닉스의 경우 6615만원으로, 업계 내에서 유일하게 연봉이 6000만원대였다. 그밖에 현대엘리베이터(7770만원)·현대제철(7933만원) 등은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1.79년으로, 200대 기업 평균(9.45년)보다 높았다. 다만 두산밥캣은 3.3년으로, 200대 기업 내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밖에 이오테크닉스(7.9년) 역시 평균 근속연수보다 짧았다.
평균 5.25%인 '비정규직 고용률'은 전체 평균(6.95%)을 밑돌았다. 철강·기계업계의 기업들 다수가 상위권에 포진해 비정규직이 다소 적은 편이었다. 다만 현대로템의 비정규직 고용률은 7.9%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장애인 고용률'은 2.01%로, 전체 평균(1.85%)보다 높았다. 다만 두산밥캣·현대엘리베이터·이오테크닉스 등 3사는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한 기업 가운데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1.2%의 장애인 고용률로, 업종 내에서 가장 낮았다.
기업의 사회공헌 척도인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전체 평균(0.2%)보다 높은 0.74%로 확인됐다. 두산밥캣의 경우 5.557%로 전체 기업 내에서 상위권에 속했다. 반면 현대엘리베이터는 0%를 기록, 현대로템과 이오테크닉스는 각각 0.007%로 저조했다.
철강·기계업종의 사회 부문을 종합하면, 다양성과 직원 복지 관련 지표들이 전체 기업 평균에 비해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장애인 고용률은 높은 반면 공개하지 않은 기업이 3곳에 달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300인 이상 기업에 장애인 의무 고용(3.1%)을 규정하고 있어 이들의 투명한 정보공개가 요구된다.
◆'ESG위원회 미설치' 현대엘리베이터·이오테크닉스, 지배구조 전반 취약
철강·기계업계의 지배구조 부문 가운데 '사외이사 비율'은 51.89%로, 전체 평균(53.56%)을 하회했다. 특히 이오테크닉스는 25%로, 200대 기업 내 최하위를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42.9%) 역시 사외이사 비율이 낮은 편에 속했다.
금융당국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해 권고하는 '지배구조 15개 핵심지표'는 평균 5.1건을 준수하지 않았다. 이는 전체 미준수 건수 평균(4.6건)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7건을 미준수해, 업종 내 준수율이 가장 낮았다. 각각 6건을 미준수한 두산밥캣·현대엘리베이터·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 주주 편의와 소수주주 의견을 반영한다는 ESG 경영 방침에 따라 다수 기업들이 전자투표를 시행으로 전환 중이다. 철강·기계 업종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제외한 6곳 모두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반면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를 한 기업은 고려아연·현대제철·현대로템뿐이었다. 주주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주총 안건과 날짜를 4주 전에 알리는 것을 권고하지만 상법인 2주 전 소집 공고만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등기 임원과 직원 간의 보수 비율'은 10.44배로, 전체 평균(13.88배)보다 낮은 격차를 보였다. 업계 내에서는 동국제강이 16.6배로 가장 큰 격차를 보였고, 현대엘리베이터(12.9배)·두산밥캣(12.6배) 등이 뒤를 이었다.
'최대주주 지분율'의 경우 정답은 없지만, 통상 20~40%를 적정 범위로 보고 있다. 철강·기계업계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평균 26.98%로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두산밥캣이 유일하게 범위를 넘어선 51.1%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현재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0여 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철강·기계업계는 전체 62%가량이 여성 등기 임원을 선임했다. 두산밥캣·이오테크닉스·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 3개사는 여성 등기 임원을 두지 않았다.
'ESG위원회'는 대다수의 기업이 설치·운영 중이다. 다만 현대엘리베이터와 이오테크닉스 등 2개사는 아직 ESG위원회를 두지 않았다.
철강·기계업종의 지배구조 부문을 종합하면,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현대엘리베이터와 이오테크닉스의 수치가 좋지 않았다. 두 기업은 '최대주주 지분율'을 제외한 나머지 지표에서 평균보다 낮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여성 등기 임원을 선임했지만, '주주 총회 4주전 소집 공고'와 '전자투표제'를 시행하지 않았다. 이오테크닉스는 여성 등기 임원도 선임하지 않았고, 사외이사 비율도 낮은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