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년' 평균근속연수·'6940만원' 평균 연봉...사내 직원 관련 부문 '취약'
장애인 고용률, 평균 밑돌아...공개 안한 기업도 12곳
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10개社, 女등기임원도 ESG위원회도 적용 안해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경영의 핵심과제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장에 대한 대응이다.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최근에는 기업이 이윤추구중심의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증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응과 밀접한 사회적 책임(S)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G)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이슈와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주요지표에 대해 조사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들이 지난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에 공개된 기업정보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시총 200대 기업을 IT·금융지주·물류·보험 등 15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편집자주>
기업의 ESG 중심의 자발적인 사회적 책임 경영을 표명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국내 200대 기업 가운데 총 73개사가 가입돼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4개사(유한양행·에이치엘비·한미약품·HK이노엔 등)가 가입돼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 촉구를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 UNGC는 현재 전 세계 162개국 2만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핵심가치인 인권·노동·환경·반부패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보고서(COP)를 매년 제출·공개해야 한다.
◆직원 복지에는 기업들의 낮은 관심도...근속연수 짧고 연봉 낮아
제약·바이오업계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5.25년으로, 200대 기업 평균(9.45년)보다 짧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1년으로 전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지씨셀·한국비엔씨(이하 2.5년)과 씨젠(2.6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전체 평균을 웃도는 기업은 단 2곳(유한양행·신풍제약)밖에 없어 업계 차원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비정규직 고용률'은 전체 평균(6.95%)보다 살짝 낮은 5.58%를 기록했다. SK바이오팜·에이치엘비·알티오젠·메지온 등은 0%의 비정규직 고용률을 보였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32.2%로, 업종 평균 대비 5.8배 이상 높았다. 셀트리온제약 역시 17.4%로, 다소 높은 비정규직 고용률을 보였다.
'여직원 비율'과 '장애인 고용률'은 다양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여직원 비율'은 35.05%로, 전체 평균(25.21%)보다 높았다. 반면 '장애인 고용률'은 1.58%로, 전체 평균(1.85%)보다 낮았다.
제약·바이오업종의 기업들 대다수는 200대 기업 가운데 여성직원 비율이 높은 편에 속했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19.2%)와 에이치엘비(14.9%) 등은 전체 평균보다도 낮았다.
'장애인 고용률'의 경우 평균보다 낮은 수치만큼,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도 많았다. 미공개사는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티리온제약·알테오젠·에스티팜·오스템임플란트·메지온·휴젤·대웅제약·신풍제약·HK이노엔·제넥신·한국비엔씨 등 12곳이다.
사내 직원 복지 관련 지표 중 하나인 '직원 평균 연봉' 역시 전체 평균(9108만원)보다 낮은 6940만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1억2600만원)·씨젠(1억2361만원)·제넥신(1억327만원) 등 3개사를 제외한 9개사 모두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한국비엔씨는 3500만원으로 200대 기업 대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사회 공헌도를 알 수 있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전체 평균(0.19%)보다 다소 높은 0.24%를 기록했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셀트리온헬스케어·에이치엘비·한국비엔씨 등 4개사는 0%로, 적극적 대응이 요구된다.
제약·바이오업종의 사회 부문을 종합하면 직원 복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직원 평균 근속연수·직원 평균 연봉' 등의 지표가 평균 아래였다. 더구나 장애인 고용률도 낮았고,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도 12곳이나 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은 장애인 의무 채용 규정(3.1%)이 있는 만큼 준수 여부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
◆ 제약·바이오업종 14개社, 여성 등기임원·ESG위원회 각각 적용 안해...지배구조 '엉성'
사외이사 독립성을 엿볼 수 있는 제약·바이오업계의 '사외이사비율'은 45%로, 전체 평균(53.56%)보다 낮았다. 녹십자(25%)를 비롯해 에이치엘비(27.3%)과 휴젤·지씨셀·제넥신(이하 28.6%) 등은 평균보다 한참 아래였다.
반면 '등기임원과 직원 간 보수 비율'은 전체 평균(13.88배)을 밑도는 13.15배를 기록했다. 다만 SK바이오팜은 74.3배로 200대 기업 내에서 가장 높은 격차를 보였다. 그 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25.2배)·셀트리온(25.6배)·알테오젠(22.3배) 등이 평균 격차보다 컸다.
금융당국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해 권고하는 '지배구조 15개 핵심지표'의 경우 제약·바이오업계는 5.3건 미준수해, 전체 평균 미준수 건수(4.6건)보다 높았다. 녹십자와 대웅제약이 각각 7건을 미준수해 업계 내에서 미준수율이 가장 높았다.
'최대주주 지분율'은 평균 32.92%로 확인됐다. 이 지표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통상 20~40% 사이가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68.4%)와 SK바이오팜(64%)등은 적정 범위를 크게 넘어섰다.
다양성 지표 중 하나인 '여성 등기임원선임'은 14개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에이치엘비·한미약품·알테오젠·씨젠·에스티팜·오스템임플란트·메지온·휴젤·대웅제약·신풍제약·한국비엔씨 등)가 준수하지 않았다.
지속경영 강화를 위한 권고사항인 'ESG위원회' 역시 제약·바이오업종의 14개사(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유한양행·알테오젠·씨젠·에스티팜·녹십자·오스템임플란트·메지온·휴젤·신풍제약·지씨셀·제넥신·한국비엔씨 등)가 설치하지 않았다.
제약·바이오업계 지배구조 부문을 종합하면, △사외이사비율 △지배구조 핵심지표 △여성 등기임원 △ESG위원회 설치 등의 지표가 평균 아래였다.
특히 현재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이 지난해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규정됐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0여 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약·바이오업종에서는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기업의 비율이 36.4%%로 다소 낮았다.
더구나 '여성등기임원' 미선임 기업 가운데 'ESG위원회'까지 설치하지 않은 기업은 10개사(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알테오젠·씨젠·에스티팜·오스템임플란트·메지온·휴젤·신풍제약·한국비엔씨 등)에 달했다. 이행하지 않은 기업들의 수가 많은 만큼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