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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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대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업종별 분석] ② IT·반도체, 기술은 선도 ESG는 후진…공시율 60.9%, 전체 평균에도 못 미쳐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6-01-16 10:12:42 조회수 9

| 한스경제=김도현 기자 | ESG행복경제연구소가 국내 시가총액 250대 기업 중 IT·반도체 업종을 대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와 세부 지표를 분석한 결과, 업종 내 ESG 대응 수준의 격차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이번 분석은 2024년 12월 말까지 발간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기준으로, 2025년 11월 말 현재 집계한 통계에 기반한다.

IT·반도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통계 및 세부지표 / 표 = ESG행복경제연구소
IT·반도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통계 및 세부지표 / 표 = ESG행복경제연구소

◆ ‘자율공시’ 뒤에 숨은 공백…조사대상 기업 공시율 73.8%에 그쳐

IT·반도체 업종은 ‘자율공시’라는 명분 아래 ESG 정보 제공이 최소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RX(한국거래소; 이하 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식 공시한 기업은 23곳 중 14곳으로, 공시율은 60.9%에 그쳤다. 이는 시가총액 250대 기업 전체 평균 공시율(61.6%)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거래소 공시가 ESG 정보를 자본시장에 전달하는 최소한의 공식 경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IT·반도체 업종의 전반적인 대응은 ‘선도 산업’이라는 평가와는 거리가 있다. 기술 혁신과 시장 지배력에 비해 ESG 공시는 구조적으로 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여부를 기준으로 한 전체 250대 기업의 공시율은 82.8%에 달했으나, IT·반도체 업종은 73.8%로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주성엔지니어링 ▲원익IPS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등 4개사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거래소에 공시하지 않고 자사 홈페이지에 제한적인 ESG 정보만을 게시한 상태이며, ▲한미반도체 ▲HPSP ▲이오테크닉스 ▲테크윙 ▲더블유게임즈 등 5개사는 보고서 발간 자체를 하지 않았다.
기술 경쟁력과 성장성에서는 글로벌 수준을 지향하면서도, ESG 공시는 여전히 ‘선택 사항’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이중 중대성’ 채택했지만 깊이는 제각각…형식과 실질의 간극

각 기업은 이해관계자의 주요 관심사와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 풀을 도출한 뒤, 중대성 평가(Materiality Assessment)를 통해 이를 전략 과제로 구조화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반영하고 있다. 중대성 평가는 ESG 보고서 작성과 지속가능경영 정보를 자본시장과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가이드 역할을 한다. 공시 기준에 따라 중대성 평가는 단일 중대성과 이중 중대성으로 구분된다.

조사 결과, 펄어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이 ESRS(유럽 지속가능성보고기준)의 ‘이중 중대성(Double Materiality)’ 개념을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중 중대성 적용 여부와 별개로, 보고서의 완성도와 전략 연계 수준에서는 기업 간 격차가 뚜렷했다.
▲더존비즈온 ▲루닛 ▲펄어비스 ▲DB하이텍 ▲SOOP 등은 거래소 공시 그룹에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시 기준 대응 수준이나 재무·전략 연계 측면에서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글로벌 공시 기준 대응이나 전략 연계 측면에서는 아직 보완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 Scope3 공시는 절반도 안 돼…공급망 리스크를 외면하는 구조

IT·반도체 업종에서 Scope 3(공급망 배출)를 공시한 기업 비율은 47.8%에 그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IT·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탄소배출과 인권 리스크에 대한 공급망 관리 요구가 빠르게 강화되고 있는 현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수치다. 글로벌 밸류체인에 깊숙이 편입된 핵심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SK하이닉스, ▲네이버(NAVER), ▲카카오 단 3개사에 불과해 에너지 전환 대응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고서를 발간한 기업 가운데서도 ▲더존비즈온 ▲루닛 ▲펄어비스 ▲DB하이텍 ▲SOOP 등은 공시된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측정·보고·검증(MRV) 체계에 따른 독립적인 외부 환경 검증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량을 기재했음에도 데이터의 신뢰성과 비교 가능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안고 있는 셈이다.

특히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과 게임사 다수는 Scope1·2를 넘어선 공급망 배출에 대한 논의 자체를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대응은 단기적으로는 부담을 회피하는 선택일 수 있으나, 향후 글로벌 고객사와 기관투자자의 요구가 본격화될 경우 ESG 리스크가 비용·수주·평판 전반으로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 ESG위원회 ‘있어도 작동 안 한다’…환경전문가는 사실상 전무

ESG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의 연간 평균 개최 횟수는 2.7회에 불과했으며, 논의 내용 역시 전략적 의안보다는 단순 보고에 치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적 장치는 갖췄지만, 실질적인 의사결정 기구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한미반도체 ▲엔씨소프트 ▲HPSP ▲루닛 ▲이오테크닉스 ▲테크윙 ▲주성엔지니어링 ▲더블유게임즈 등은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반도체·IT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ESG 관련 정보를 자본시장에 공식적으로 제공하지 않아 업종 평균 공시율을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사회 차원의 전문성 부재도 뚜렷했다. 환경·기후 리스크를 전문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사를 선임한 기업은 위메이드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위원회는 있으나 전문가는 없다’는 구조적 한계가 업종 전반에 반복되면서, ESG 데이터와 보고서는 늘고 있지만 이를 전략·투자·리스크 관리 등 실제 의사결정으로 연결하는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한계가 확인됐다. 여성 등기임원 선임이 요구되는 상황임에도 ▲한미반도체 ▲현대오토에버 ▲HPSP ▲더존비즈온 ▲이오테크닉스 ▲테크윙 ▲주성엔지니어링 ▲더블유게임즈 ▲원익IPS ▲LX세미콘 등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버넌스 구조 전반에서 ESG 대응의 실질성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첨단 기술’과 ‘ESG 기초 인프라’의 괴리

IT·반도체 업종은 국내 산업을 대표하는 성장 동력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번 분석은 기술 경쟁력과 ESG 경영 수준이 반드시 함께 가지는 않는다는 불편한 현실을 드러낸다.

보고서조차 발간하지 않는 기업과 ISSB 전환을 준비하는 기업이 동일 업종에 공존하는 상황에서, ESG 대응 격차는 곧 기업가치와 투자 리스크의 차이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ESG행복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기술 선도 업종’이라는 명성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ESG 역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경영 인프라로 격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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