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21일 '세계 빙하의 날'로 지정, 첫 행사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빙하의 날(World Day for Glaciers)'이 21일(현지시간) 전세계적으로 기념됐다. 유엔 총회는 2022년 12월 결의안을 통해 2025년을 '국제 빙하 보존의 해(International Year of Glaciers' Preservation)'로 선포하고, 매년 3월 21일을 '세계 빙하의 날'로 지정했다.
유네스코와 세계기상기구(WMO)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행사는 뉴욕 유엔본부와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세계 담수의 약 70%를 차지하는 빙하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생명의 원천이지만 기후위기로 인해 빙하가 전례 없는 속도로 녹고 있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날 WMO의 셀레스테 사울로 사무총장은 “2023년 빙하는 50년간의 기록 중 가장 큰 질량 손실을 겪었다. 2년 연속으로 세계 모든 빙하 지역에서 얼음 손실이 보고됐다”며 “빙하의 용해는 수백만 명의 장기적 물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27만 5000개 이상의 빙하가 있으며, 이는 지구 담수의 약 70%를 저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는 전례 없는 속도로 녹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빙하는 총 빙하량의 5%에 해당하는 6조 5000억t 이상의 얼음을 잃었다.
빙하 손실은 단순히 얼음이 녹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빙하 손실이 수자원 고갈, 해수면 상승, 생태계 교란, 자연재해 증가, 경제적 타격 등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계절성 융설수에 의존하는 수억 명의 물 공급이 위협받고 있으며, 해안 지역은 침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빙하에 의존하는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있으며, 빙하호 붕괴 홍수(GLOF) 등 자연재해 위험도 커지고 있다. 농업, 관광, 수력발전 등 산업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2025 세계 물 개발 보고서'가 발표됐다. "고산지대와 빙하"를 주제로 한 이 보고서는 빙하가 세계의 '물탑'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국제 수자원 관리 정책과 기후 적응 대책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또한 '빙권과학 10년(2025-2034)' 계획이 시작됐다. 이는 빙권 변화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발전시키고 국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유네스코와 WMO는 글로벌 빙하 모니터링 시스템 확대, 빙하 관련 위험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 개발, 빙하 의존 지역의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 촉진, 빙하 환경 관련 문화유산과 전통지식 보존, 청년층의 빙하 보존 및 기후 행동 참여 독려 등 핵심 영역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번 빙하의 날을 맞아 미국 워싱턴주의 사우스캐스케이드 빙하가 ‘2025년 올해의 빙하’로 선정됐다. 이 빙하는 1952년부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돼 서반구에서 가장 오랜 빙하학적 질량 균형 기록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