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거래 사업 진심…배출권 연계 펀드와 ETF 금융상품 출시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글로벌 시장이 탄소 중립에 집중하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기후금융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에 발 맞춰 IBK투자증권은 탄소배출권 거래 확대를 적극 추진하며 ESG 경영의 선두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탄소배출권 거래 확대를 비롯한 관련 펀드와 친환경 투자상품 공급을 확대해 기업의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해 나가겠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단계적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한편 ESG 책임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IBK투자증권은 실효성 있는 움직임을 통해 'ESG경영'에 진심을 보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2023년 탄소금융사업 추진을 위해 탄소배출권 및 ESG통합관리 전문가인 엄성일 상무를 영입해 S&T 부문 투자전략본부 산하에 탄소금융부를 설치했다. 이어 같은해 4월에는 2021년부터 운영해 온 'ESG협의회'를 재정비, 이사회 산하의 ESG위원회로 격상해 ESG 책임 경영의 신호탄을 울렸다.
또한 친환경소재 연구 특화기업인 바이오나노코리아와 탄소배출권 금융 및 기술자문을 제공하고 발급된 탄소배출권을 국내외에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충청남도와 환경부를 비롯한 12개 기관·단체·기업과 손 잡고 경유버스 1200대를 친환경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상생금융 실천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선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적극적인 ESG경영 확대를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서면서 실적 반등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IBK투자증권은 기업금융(IB)부문 실적 상승으로 연결 기준 연간 순이익이 455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 대비 45.3%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도 9조9330억원으로 33%나 증가했으며, 자기자본은 12.3%나 증가한 1조216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IB부문은 2023년에 비해 무려 392%나 오른 2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증권 업계의 최대 난제였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해 회사채 인수, 특화금융 등 사업 전반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10곳 이상의 기업·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40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 금융서비스(SME)에서도 순이익 29억원을 거두며 2023년도 대비 18%나 올랐다.
지난해 7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완판에 성공하며 자본건정성도 지켰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돼 순자본비율(NCR)의 상승 여력이 높아 재무 구조 개선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IBK투자증권은 개선된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올해 좀더 적극적인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해양 데이터 전문 벤처기업인 '맵시(MapSea)'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해운 탄소금융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국내 해운사가 유럽 탄소배출권시장에서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선 유럽 증권사를 통과해야 하지만 언어 장벽과 이해관계로 인해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IBK투자증권이 해운사의 계좌 개설 대행, 배출권 중개 운용, 배출권 구매 등을 위한 탄소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해양 데이터 전문 벤처기업인 맵시는 항해기술 기반의 IT기업으로 빅데이터·IoT·인공지능·증강현실 등을 활용해 해상 내비게이션 관제에 주력하고 있다. 맵시는 단순히 배가 이동하는 항로 제공을 넘어 선박 운동 성능에 기반한 움직임을 예측하고, 자동 위험물 감지를 비롯해 기상정보와의 연동, 항로 데이터 추출 및 융합 등을 통해 중소 해운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맵시는 IBK기업은행이 운영하는 'IBK창공' 프로그램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IBK투자증권의 탄소금융 사업은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더욱 탄력적인 행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환경부는 지난달 31일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의 금융기관을 비롯해 투자사의 탄소배출권 거래 참여를 허용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또한 '온실배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달 7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배출권 연계 펀드나 ETF 등의 금융상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안정적인 ESG 행보로 시장 건정성을 확보한 IBK투자증권은 탄소금융 실천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새로운 배출권 거래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