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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무탄소' 내세운 두산에너빌리티, ESG 경영엔 '빨간불'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5-01-14 10:33:35 조회수 53

ESG행복경제연구소 ESG 평가 발표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 폐기물 재활용률은 '감소'
기부금·비정규직·女직원 등 사회 부문 전반 '미흡'
사외이사 비율↑, 女임원 선임 불구...회계 위반으로 과징금 맞아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오른쪽)이 초대형 가스터빈 정격부하(FSFL) 성능시험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오른쪽)이 초대형 가스터빈 정격부하(FSFL) 성능시험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환경 에너지 선도기업으로 나아가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박지원 회장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 부문 모두 업계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3일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시총 250대 기업의 ESG 지표에 따르면 대표 지표인 8개 항목 모두 전체 평균은 물론 업계 평균보다 현저히 낮았다. 

ESG가 메가트렌드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잡은 가운데 시총 5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이 같은 성적표는 아쉽다는 평가다. 더구나 글로벌 시장의 확대를 꿈꾸는 입장에서는 관련 지표가 좋지 않다는 점은 뼈아프다. ESG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기업일수록 개선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내뿜는 온실가스 여전히 많고...폐기물 재활용률은 감소

두산에너빌리티는 무탄소와 친환경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4대 역점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스터빈의 수소터빈 전환 ▲SMR(소형모듈원전) 등 차세대 원전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수소사업 등이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면서도 비영리단체인 클라이밋그룹의 RE100(재생에너지 100%)에는 여전히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말 기준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전 세계 448곳이다.

환경 부문과 관련된 대표 항목들도 업계 평균보다 나빴다.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2023년 기준)는 매출 1억원당 3.7톤으로 집계됐다. 전년(4.1톤)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업계 평균(2.5톤)보다는 1.5배가량 높았다.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만보면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직접 배출인 스코프1(Scope1)과 간접 배출인 스코프2(Scope2), 가치사슬 전반에서 나오는 스코프3(Scope3) 배출량 모두 증가세다. 

다만 스코프3는 총 15개로 구성됐는데, 매년 측정되는 카테고리가 늘어나면서 배출량이 늘어난 모습이다. 반면 스코프1, 2의 경우 전년과 동일한 규모를 집계했지만 늘어났다. 2023년 스코프 1, 2는 2021년 대비 각각 1.3배, 1.2배 증가했다. 

사업장별로 봤을 때 해외 건설 현장에서는 감소했지만 두산밥캣과 베트남 법인인 두산비나는 증가했다. 해외 건설 현장에서는 스코프1 배출량을 전년보다 3분의 1가량 낮췄지만, 두산비나는 전년보다 2.6배 늘어난 결과다. 

에너지 사용 집약도 역시 매출 1억원당 1.7TOE(석유환산톤)으로, 업종 평균(1.2TOE)보다 높았다. 집약도는 매출 증가에 따라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총량은 증가세다. 3837TJ(2021년) ▲4078TJ(2022년) ▲4679TJ(2023년) 등 3년 연속 늘어나고 있다. 직접 사용량과 구매해서 사용하는 간접 사용량 모두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관련 공시가 현재 의무화는 아니지만,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에서는 공시 의무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투명한 정보공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지표인 순환경제 관련 항목에서는 폐기물 재활용률만 공개하고, 용수 재활용 관련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폐기물의 경우 재활용률이 3년 연속 감소세다. 2021년에는 96.6%까지 폐기물을 재활용했지만, 2023년에는 63.3%까지 떨어졌다. 폐기물 발생량이 2021년보다 1.8배 늘어나면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부터 국내 건설현장과 국내사업장의 폐기물량을 집계하면서 기준이 변경됐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ESG 평가 지표. / 그래프=ESG행복경제연구소.

◆ 매출 대비 낮은 기부금...시총 50위 내 최하위권

사회 부문에서도 미흡한 지표가 드러났다. 매출 대비 기부금은 0.007%(2023년 기준)로, 업계 평균(0.243%)의 100분의 1수준이다. 시총별로 봐도 기부금 규모는 현저히 낮았다. 50위권 내 기부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4개사)을 제외하면 최하위권(44위)에 머물렀다. 

직원과 관련해 비정규직 고용률은 23.9%로, 업계 특성상 비정규직이 높은 편임을 감안하더라도 업계 내에서 비중이 높아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평균은 19.8%를 기록했다. 

아울러 다양성 추구는 ESG 경영의 핵심 요소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여성 임직원은 전체 5.4%로 확인됐다. 2021년(4.9%)보다는 증가했지만 여전히 두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위 관리자로 한정하면 여성 비중은 급격히 줄어든다. 2022년과 2023년 모두 1.4%를 기록했다. 다만 다양성 강화를 위해 여성 직원 비중을 늘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신규 채용에서 여성 비중은 2021년 3.8%에서 2023년 11.4%까지 확대했다. 

그밖에 장애인 고용률은 1.1%를 기록했다. 2022년과 같은 수치로 의무고용률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우리나라는 장애인고용법에 따라 공공기관과 50인 이상 민간사업체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최소 3.1%로 규정하고 있다. 

◆ 과반 넘는 사외이사...'역대 최대' 과징금 부과는 뼈아파 

거버넌스 부문 내 평가 항목인 사외이사 비율의 경우 업계 평균(60.4%)보다 낮은 57.1%를 기록했다. 이사회는 총 7명으로,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됐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를 2023년 3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하면서 다양성을 증진했다. 

다만 이사회의 독립성 측면에서는 아쉬웠다. 박지원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경영적 판단과 업무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책임 있는 경영을 위해 겸임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은 업계 평균(38.3%)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30.7%를 기록했다. 최대주주 지분율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통상 20~40% 범위를 안정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두산에너빌리티는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출범했다. 부문별 수장들을 더욱 구체화하면서 ESG 경영을 전사적으로 체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치상으로는 양호했지만 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에서 회계 위반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금융위에서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이유로 161억415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기업에 부과된 회계처리 위반에 따른 과징금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지난 2016년 인도 자회사인 두산파워시스템스인디아가 수주한 화력발전소 공사에서 손실을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원가 상승에 따른 손실이 발송했음에도 이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2021년부터 금융감독원에서 3년간 감리를 받았다. 

금감원은 두산에너빌리티가 3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2017~2019년 동안 나눠 인식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당시 발주처와 원가 상승을 두고 분쟁을 벌인 만큼 손실을 기간 내 처리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회사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고의성'을 배제한 과징금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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