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테스나, 4가지 환경지표 미공개...적극적인 ESG경영 필요
티씨케이, 에너지 사용·온실가스 배출 증가하며 업계 ‘상위권’
폐기물 재활용률 66.6%...용수 재활용률 공개 기업은 ‘절반’만
기업들이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LCA)에 걸쳐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효율성 향상과 순환경제 촉진을 위한 지속가능한 제품 체계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경영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최근 공급망과 관련된 친환경 연계 ESG 규제가 기업들에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국내 시총 250대 기업(2023년 말 기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기업 웹사이트 정보 포함) 내 공개된 국내 사업장 기준 주요 환경지표(온실가스배출량·에너지사용량·용수 재활용률·폐기물 재활용률 등)에 대한 현황 분석과 세부내용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실을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물류·무역 ④식음료 ⑤엔터·전문서비스 ⑥자동차부품 ⑦전기·전자 ⑧전문기술 ⑨제약·바이오 ⑩철강·기계 ⑪화학·장업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전문기술 업계 평균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편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별 기업별로 보면 에너지 사용량이 높아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승한 기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공기업인 한국전력을 포함한 4개 기업이 환경지표를 공개하지 않아 ESG경영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SG행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시총 250대 기업 내 전문기술 업계는 18개사가 포함됐다. 이들의 4가지 환경지표 공시율은 평균 77.7%를 기록했다. 14개사가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재활용률을 공개한 반면 용수 재활용률은 업계 절반에 불과했다.
업계에서 4가지 환경지표를 모두 공개하지 않은 곳은 ▲한국전력 ▲파크시스템스 ▲두산테스나 ▲씨에스윈드 등 4개사다.
두산테스나는 반도체 후공정의 핵심인 시스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분야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반도체 제조 공정 중 반도체원판(웨이퍼) 단계에서 진행하는 테스트와 패키징 완료 이후 출하 전에 이뤄지는 테스트를 모두 제공한다. 최근에는 차량용 제품 테스트도 진행하면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주로 종합반도체회사(IDM)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의 물량을 수주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같은 차세대 기술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후공정 테스트 수요가 지속해서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환경지표 공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 발을 넓혀가는 과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외 고객사의 경우 첫 미팅에서부터 ESG경영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두산테스나는 홈페이지에 관련 설명과 목표 이외에 공식적으로 공개한 수치가 없어 해외 고객사 확대를 위해서 개선이 필요하다.
◆ 티씨케이, 에너지 사용량·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대한전선 에너지 사용량 1위
전문기술 업계의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매출 1억원당 1.55TOE(석유환산톤)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0.07TOE 오른 수치다.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매출 1억원당 2.58tCO2eq(이산화탄소환산톤)으로 나타났다.
이 중 눈에 띄는 기업은 티씨케이다. 2022년 대비 지난해 에너지 사용 집약도와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7.07TOE,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14.38tCO2eq을 기록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의 경우 2위인 대한전선과 약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업계 평균은 줄었으나, 티씨케이는 반대로 늘어났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직접배출량인 스코프1(Scope1)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도체·LED·태양광 산업의 부품과 소재 생산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탄소 배출이 전력 소비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티씨케이는 2021~2023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한국가스공사 ▲LIG넥스원 ▲삼성엔지니어링 ▲SK가스의 에너지 사용 집약도와 온실가스 사용 집약도가 높아졌다. 특히 SK가스의 경우 3분기 매출 증가 폭 이상으로 전체 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늘었다.
SK가스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5.0%,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그러나 에너지 사용량이 전년 대비 줄었는데, 에너지 사용 집약도가 0.27TOE로 상승했다. 이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가 직전년도(0.46톤)보다 높아진 0.58톤을 기록했다.
제품 생산 증가에 따른 매출 상승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다만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렸음에도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가 늘어난 부분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K가스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37.6%로 확인됐다.
◆ 폐기물 재활용률 66.6%...용수 재활용률 공개는 ‘절반만’
업계의 용수 재활용률은 22.9%로 15개 업종 가운데 낮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재활용률을 공개한 기업은 절반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99.9%를 기록했다. 발생한 폐수 역시 전략 위탁업체에 맡겨 처리했다.
그밖에 한국항공우주(34.8%)와 LIG넥스원(26.0%) 등도 높은 재활용률을 기록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용수 사용량을 줄이면서 재활용률을 높였다. 지난해 사용량은 전년 대비 28% 줄고, 재활용률은 2022년 대비 34.8% 증가했다.
이는 사업장 내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해 용수 재이용 시설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용수 사용량에 대한 정밀 분석을 진행하고, 용수 라인에 대한 점검을 통해 누수 차단 조치를 시행했다. 또한 케미칼 생산 공정의 재처리수를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적용·개선했다.
반대로 LIG넥스원, 티씨케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재활용률이 떨어졌다.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한국전력 ▲한전기술 ▲씨에스윈드 ▲한국가스공사 ▲LS일렉트릭 ▲한전KPS ▲효성중공업 ▲파크시스템스 ▲두산테스나 등 9개사다.
이와 함께 폐기물 재활용률은 평균 66.6%로 집계됐다. SK가스는 발생한 폐기물의 98.2%를 재활용했고, LS일렉트릭은 97.8%를 재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SK가스는 서울시 ‘서울리소스센터(SR센터)’ 운영에 참여하며 폐기물 처리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우수한 재활용률에 힘입어 울산기지와 평택기지, 지허브, 에코 허브(ECO Hub)의 ‘폐기물 재활용률 국제인증(ZWTL)을 획득했다.
효성중공업은 8.3%로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고, 재활용률도 전년(9%)보다 7.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