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공시율 평균 86.8%...용수 재활용률 공시율만 '52.9%'
'탄소 多배출' 대한항공, 에너지 사용 집약도도 '1위'
현대글로비스, 재생에너지 비율 '0%' 가까워
LX인터내셔널, 업계서 양호한 수치 유지...폐기물 재활용률은 100%
기업들이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LCA)에 걸쳐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효율성 향상과 순환경제 촉진을 위한 지속가능한 제품 체계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경영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최근 공급망과 관련된 친환경 연계 ESG 규제가 기업들에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국내 시총 250대 기업(2023년 말 기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기업 웹사이트 정보 포함) 내 공개된 국내 사업장 기준 주요 환경지표(온실가스배출량·에너지사용량·용수 재활용률·폐기물 재활용률 등)에 대한 현황 분석과 세부내용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싣을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물류·무역 ④식음료 ⑤엔터·전문서비스 ⑥자동차부품 ⑦전기·전자 ⑧전문기술 ⑨제약·바이오 ⑩철강·기계 ⑪화학·장업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물류·무역 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에너지 사용량에 따른 결과다. 또한 폐기물에 대한 처리 역시 다른 업계들보다 미흡했다. 친환경 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업계의 4가지 환경지표의 공시율은 평균 86.8%를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재활용률은 100% 공시율을 자랑했지만 용수 재활용률은 52.9%(9곳)만이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분석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치사슬 전반에서 배출되는 스코프3(Scope3)를 제외한 스코프 1과 2만을 포함했다. 아울러 지난 10월 이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들은 제외했다.
◆ 대한항공, 탄소 多배출 '1위'...현대글로비스, 재생에너지 비중 극히 낮아
물류·무역 업계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매출 1억원당 16.7tCO2eq(이산화탄소 환산톤)을 기록했다.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매출 1억원당 평균 5.47TOE(석유환산톤)로 나타났다. 집약도는 매출 대비 배출량 및 사용량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가장 높은 집약도로 1위에 올랐다.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28.22TEO로, 전년 대비 18.7% 올랐다. 자연스럽게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도 올랐다. 지난해 배출 집약도는 전년보다 26.2% 오른 81.64톤을 기록했다.
항공기 운항에 많은 연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에너지 사용량이 다른 기업들보다 높았다. 에너지 사용량의 99.4%는 연료가 차지했다.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없는 만큼 고효율 신기재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기로 약속했다. 전(前) 세대 항공기 대비 20~25%까지 연료효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항공유는 '지속가능 항공유(SAF)'로 전환을 차츰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1월부터 국적 항공사 최초로 정기 노선인 파리-인천 구간에 지속가능 항공유를 사용해 운항하고 있다.
지속가능 항공유는 폐식용유, 농업 부산물, 폐기물 등의 원료로 만든 친환경 대체연료로 기존 항공유와 혼합해 사용하게 된다. 사용 시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은 최대 80%까지 감축 가능하다. 온살가스 배출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탈피하기 위해 지속가능 항공유 사용을 시급히 늘려야 할 것이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0.15TEO의 에너지 사용 집약도를 기록했다. 전년(0.13TEO)보다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업계 내에서는 현저히 낮은 수치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업계 상위권에 속했다. 전년(18.28톤)보다 소폭 줄어든 17.95톤을 기록했다.
이는 에너지 사용 대비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에너지 효율이 낮은 공정 활용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 등을 꼽을 수 있다.
수치를 살펴보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0.006%로, 극히 낮았다. 지난해 국내 사업장의 경우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운반선 보유로는 전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자 2030년까지 향후 6년간 9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이를 통해 매출 40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7% 수준의 목표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투자도 중요하지만 투자에 대한 성과를 맛보기 위해서는 ESG경영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더구나 국제해사기구(IMO)는 2027년부터 탄소세를 도입할 계획이다. 재정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탄소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선두 업체로서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국제기구나 정부의 규제 이전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 LX인터내셔널, 2년 연속 폐기물 재활용률 '100%' 달성
폐기물 재활용률은 평균 69.7%를 기록했다. 업계 내 17개사 모두 자료를 공시한 반면 용수 재활용률은 그렇지 않았다. 9개사가 공개했고, 이들은 평균 28.9%의 재활용률을 보였다.
용수 재활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BGF리테일 ▲F&F ▲GS리테일 ▲LX인터내셔널 ▲영원무역 ▲팬오션 ▲현대글로비스 ▲휠라홀딩스 등 8개사다. 이들은 용수 취수량만을 기록했다. 다른 지표를 공시한 반면, 용수 재활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용수 재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LX인터내셔널은 2022년에 이어 지난해 역시 폐기물 재활용률 100%를 기록했다. 다만 자회사인 포승그린파워의 용수 재활용률만 공개했다. 본사를 포함한 다른 자회사의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공개한 지표에서는 월등히 좋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배출 집약도(0.02톤) ▲에너지 사용 집약도(0.01TOE) ▲폐기물 재활용률(100%) 등이다. 그렇기에 용수 재활용률의 미공개가 더욱 아쉽다는 분석이다.
CJ대한통운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98.9%로 최상위권에 속했다. 반면 용수 재활용률은 0%로 확인됐다. 용수 취수량의 경우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등 세부적으로 나눠 공개했지만 재활용하는 용수는 없었다. 공개된 자료에서는 현재까지 재활용된 용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수 재활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샘이다. 지난해 평균 93.7%의 재활용률을 기록했다. 전년(96.9%)보다 소폭 줄었지만, 2위인 HMM(87%)과의 격차는 컸다.
아울러 HMM과 함께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2곳은 지난해 처음으로 용수 재활용률을 공개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보고서에는 재활용률을 실으면서 이해관계자의 투명한 정보공개 요구에 응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용수 재활용률은 17.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