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올해 지배구조 분야 C등급→D등급 하향
이양구 전 대표 리베이트 유죄 판결 영향
‘오너 3세’ 나원균 신임 대표 취임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맞이한 동성제약이 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 분야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전 대표이사의 리베이트 혐의 1심 유죄 판결 때문이다.
30일 한국ESG기준원이 올해 상장회사 1001개사를 대상으로 한 ESG 평가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개 분야에서 전부 최하위인 ‘D등급’이 부여됐다. 통합 등급도 마찬가지로 D등급을 유지했다.
ESG 평가 등급은 환경, 사회, 일반상장사 지배구조, ESG 통합 등급으로 부여된다. 등급은 절대평가로 분류되며 S(탁월)등급부터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등급 등으로 나뉜다. 최하위인 D등급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특히 동성제약은 직전 C등급으로 평가됐던 지배구조 분야가 올해 D등급으로 하향조정됐다. 이에 대해 ESG기준원은 이양구 전 동성제약 대표의 리베이트 혐의 1심 유죄 판결이 등급조정 사유라고 설명했다. 최대주주인 대표이사의 유죄 판결로 인해 기업가치가 훼손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2월 서울북부지법은 전문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의사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리베이트 혐의(약사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표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리베이트란 제약사 등이 자사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신규 채택, 처방 유지 및 증대를 목적으로 병・의원 및 의료인에게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약사법에 이 같은 리베이트 제공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동성제약은 지난 2014년 의약품 판매 계열사 동성바이오팜 영업사원을 영업판매대행사(CSO)로 삼았는데 영업 과정에서 동성제약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의료 관계자에게 약 2억원 상당의 이익을 제공했고 이 전 대표 등은 이에 관련된 혐의다.
하지만 이 같은 판결에도 동성제약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이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해 결국 승인됐다. 당시 적절성 논란이 불거지자 동성제약 측 “1심 판결일 뿐 재판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종적인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거 같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동성제약은 결국 이달 중순 신규 대표이사로 오너 3세인 나원균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 전 대표는 이사직을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남은 기간 PDT 사업에 전념한다. 이 전 대표는 동성제약 창업주인 故(고) 이선규 회장 3남 1녀 중 막내이며 나 신임 대표는 이 전 대표 누나 이경희 오마샤리프화장품 대표의 아들로 이 전 대표와는 삼촌과 조카 관계다.
나 신임 대표이사는 1986년생으로 지난 2019년에 동성제약 입사 후 2022년 사내이사, 올해 4월 부사장직을 거쳐 5년여 만에 대표를 맡게 됐다. 30대 젊은 나이로 대표 자리에 올랐지만 전임 대표의 리베이트 혐의와 회사의 실적 부진 등 당면한 과제들이 녹녹지 않다.
동성제약은 올 상반기 444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규모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1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도 12억원에 이르며 적자폭이 가파르게 확대됐다.
지난 29일 동성제약 방학동 본사에서 신규 대표이사 취임식에서 나 대표는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 마련 ▲질적 성장을 위한 인사 시스템 구축 ▲건강한 소통 문화 조성 세 가지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모든 임직원과 함께 더 나은 동성제약을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한다”며 “임직원 여러분도 함께 다짐해 주길 바란다”며 혁신에 대한 굳은 의지를 밝혔다.
한편 올해에도 제약바이오 기업 중 통합 S등급으로 평가된 기업은 없었다. HK이노엔, 동아쏘시오그룹이 통합 A+등급을 받았으며 가장 높은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보다 한 단계 내려간 A등급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