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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행위' ESG委...1년간 회의 안열거나 한번 여는 곳도 수두룩 [250대기업 사업보고서 분석]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07-19 15:12:12 조회수 41

⑨ [ESG 경영활동] ESG위원회 설치 및 회의 횟수
위원회 설치는 150곳...100곳은 아예 설치도 안해
설치한 기업 중 회의 개최 '0'인 곳도
"아직도 경영 전반 아우르는 관리에는 미흡"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둔 기업이 전체 60%에 불과했다. / 사진=연합뉴스.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둔 기업이 전체 60%에 불과했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가 2023년 국내 시총 25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상 경영성과를 살펴봤다. 분석유형은 재무와 비재무정보로 크게 나눴다. 우선 비재무정보는 지속가능성측면에서 주주환원, DE&I(다양성, 공정성, 형평성), 고용안정성, 환경정보 등 ESG 경영관점에서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시계열별·업종별비교를 통해 분석했다. 재무정보는 재무제표를 중심으로 매출액, 수익, 현금흐름표 추이 등의 영업활동을 리뷰 했다. 이를 약 17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 관련 위원회를 설치했어도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위원회가 있음에도 회의가 없거나 있어도 연 1회에 그친 것이다. 심지어 기업 100곳은 관련 위원회 자체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SG 관련 위원회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업은 소수에 그치고 있어, ESG경영 고도화를 이야기하는 대다수 기업의 실태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국내 시총 250대 기업의 ESG 관련 위원회에서 개최한 회의 횟수. 
국내 시총 250대 기업의 ESG 관련 위원회에서 개최한 회의 횟수. 

◆ SK, 지난해만 19회...매달 1회 이상 회의 개최

국내 시총 250대 기업들 가운데 이사회 산하 ESG 관련 위원회를 둔 기업은 60%(150개사)에 불과했다. 시총 순위에 따라 설치율도 달라졌다. 상위권일수록 설치한 기업들이 많은 반면 시총 201~250대 기업들 중 설치한 기업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우선 설치기업 150곳은 지난해 평균 약 4번의 회의를 개최했다. 위원회가 있으면서 한번도 개최하지 않은 기업부터 매달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한 기업도 존재했다. 

가장 많이 개최한 곳은 SK로, 지난해 19차례를 열었다. 2022년(12회)과 2021년(15회) 등 매달 1회 이상 ESG위원회를 개최했다. 지난해에는 KPI(핵심성과지표) 평가 관련된 안건이 가장 많았다. 

박현주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았으며, 구성원의 83%(5명)이 사외이사였다. 이사회 산하에 두면서 ESG위원회의 독립성을 준 것이다. 지난해 3월 임기가 만료된 장용석과 장동현 이사를 제외한 위원들의 참석률은 96.3%다. 

두번째로 ESG위원회를 많이 개최한 기업은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총 11번의 회의를 열었다. 지난 2022년 ESG위원회를 신설한 하이트진로는 꾸준히 회의를 열면서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위원회는 사외이사 2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 출석률은 100%에 달했다. 지난해 주로 다룬 안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밖에 회의 개최가 두자릿수인 기업은 SKC와 DL이앤씨로, 지난해 10번의 회의를 가졌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경우 지난해 12월27일 ESG위원회를 설치하면서 지난해 회의를 개최하진 않았다. 올해 2월 첫 회의를 열고 김연섭 대표이사를 위원장을 선임했다. 김 위원장을 포함해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한 번 개최한 기업은 △포스코DX △KT △엘앤에프 △HD현대 △삼성증권 △에스원 △코스맥스 △씨젠 등 8개사다. 

이들 중 KT는 지난 2016년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치했지만, 지난해 회의는 한 번밖에 열지 않았다. 2016년과 2022년을 제외하면 ESG경영 추진 계획에 대한 논의를 위해 1년에 한 번 모여 안건을 처리했다. 

위원회를 설치한지 3년차 기업인 HD현대·삼성증권과 2022년 위원회를 설치한 에스원·씨젠 등도 매년 한 번꼴로 위원회를 개최했다. 

코스맥스와 엘앤에프, 포스코DX 등 3곳은 지난해 위원회를 설치, 첫 회의를 개최했다. 포스코DX의 경우 지난해 12월27일 위원회를 발족, 첫 회의를 열었다. 이후 올해 상반기에는 세 번의 회의를 개최하고 관련 사항을 논의했다. 

기업 한 관계자는 "매달 안건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원회를 매달 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연 1-2회 열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보고만 받는 곳들이 있다. 형식상이 아닌 실질적인 안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종별 ESG 관련 위원회 설치율. 
업종별 ESG 관련 위원회 설치율. 

◆ "ESG경영 위해 관리감독할 수 있는 위원회 활동 필요"

형식상으로도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은 100곳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약·바이오업계가 가장 낮은 설치율 20%를 기록했다. 

반면 금융업계의 ESG위원회 설치율이 높았다. 은행·증권·카드업계 내 8곳 모두 ESG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금융지주업계는 90%를, 보험업계는 80%의 높은 설치율을 자랑했다.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은 <한스경제>에 "실질적인 ESG 경영의 조직 내재화를 위해서는 ESG위원회 설치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며 "미설치 기업이 100개사에 달한다는 점은 이들 기업의 ESG경영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중심의 ESG경영을 위해서는 관리감독을 할 수 있는 위원회 활동이 필요하다"며 "아직도 ESG위원회가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관리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원회 활동은 공시 기준이나 이해관계자 눈높이 맞춰 실질적인 관리 감독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SG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이 100곳에 달했다. 

◆ ESG委부터 투명경영委까지...명칭도 다양

위원회 명칭도 다양했다. 가장 직관적인 명칭인 'ESG위원회'를 사용하는 곳은 114개사로 가장 많았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18개사)가 그 뒤를 이었다. 투명경영위원회와 ESG경영위원회를 쓰는 곳은 각각 6개사로 확인됐다. 

그밖에 △지속경영위원회(SK하이닉스) △ESG·전략위원회(SK바이오팜) △ESG전략위원회(신한지주) △전략·ESG위원회(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이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 3월 이사회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ESG위원회와 미래전략위원회를 통합한 전략·ESG위원회를 만들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위원회 이름 자체가 너무 길거나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무조건 이 명칭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처럼 위원회도 기업들마다 달라 어느 정도의 통일성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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