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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은 얼마 가져가세요”...MZ직장인들의 상실감[250대기업 사업보고서 분석]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07-10 15:50:32 조회수 30

⑦ [형평성] 2023년 사내임원/직원 보수비율
"대표 연봉=직원98명 연봉"...사회문제 될 수도
카카오페이는 '0.3배', 이마트는 '68.4배' 
물류·무역업계는 평균 20배 차이...퇴직금 포함된 기업들 많아
"격차에 경영성과 보여야...MZ 직원 불만족 커"

국내 시총 250대 기업의 임직원간 보수 격차는 최대 68배 이상 벌어졌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가 2023년 국내 시총 25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상 경영성과를 살펴봤다. 분석유형은 재무와 비재무정보로 크게 나눴다. 우선 비재무정보는 지속가능성측면에서 주주환원, DE&I(다양성, 공정성, 형평성), 고용안정성, 환경정보 등 ESG 경영관점에서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시계열별·업종별비교를 통해 분석했다. 재무정보는 재무제표를 중심으로 매출액, 수익, 현금흐름표 추이 등의 영업활동을 리뷰 했다. 이를 약 17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임원과 직원간 형평성을 위해 보수 비율(배)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격차는 여전했다. 임·직원간 보수 격차는 최대 68배 이상이었고, 대표와 직원의 연봉 차이는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격차가 지속된다면 경영성과와 책임에 대한 주주들의 압박과 함께 직원들이 기업에 갖는 불만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기업의 실무를 담당하는 직급에 포진된 소위 'MZ세대'의 불만이 커지면서 사회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시총 250대 기업에서 임직원 보수 비율이 작은 상위 10대 기업.
국내 시총 250대 기업에서 임직원 보수 비율이 작은 상위 10대 기업.

◆ 임직원간 보수 격차, 평균 0.3배에서 68.4배까지 

250대 기업의 임직원간 보수 격차는 평균 12.1배로 나타났다. 보수가 기재된 기업 중 가장 적은 차이를 보인 곳은 카카오페이다. 등기이사 2인의 평균 연봉은 2700만원인 반면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8300만원이다. 사내이사의 연봉이 현저히 낮은 이유는 신원근 대표의 2022년 취임 당시 선언 때문이다. 신 대표는 주가가 20만원 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반면 격차가 가장 많이 난 곳은 이마트로, 68,4배 차이를 보였다. 2022년(33.4배)보다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이사진이 바뀌면서 퇴직금이 발생해서다. 

강희석 전 대표의 퇴직소득(17억400만원)과 권혁구 신세계 전 전략실장 사장의 퇴직소득(40억2100만원)이 지난해 임원 급여에 포함됐다. 이에 따른 임직원 보수 격차도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현대백화점은 53.6배로 그 뒤를 이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보수가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지난해 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김형종 전 사장의 퇴직금 규모가 40억원 이상에 달하면서 임직원 보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정지선 회장은 지난해 47억4000만원을 수령했다. 상여금 11억9200만원이 포함된 보수로, 지난해(43억4900만원) 대비 9%가량 증가했다. 김형종 전 사장은 퇴직금 46억1300만원을 포함한 59억8700만원을 받았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도 전년 대비 3배 이상의 격차가 벌어졌다. 두 회사 모두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보수 총액이 늘어난 결과다.

하위권에서 퇴직금 이슈 없이도 격차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주성엔지니어링이다. 2022년 20.2배에 이어 지난해에도 44.1배에 달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등기이사는 황철주 회장 한 명이다. 지난해 황 회장이 수령한 보수에서 기본 급여는 약 20억465만원, 상여금은 17억4250만원이다. 반면 직원들은 평균 8500만원을 받고 일했다. 

'임금 상승' 부분을 살펴보면 황 회장은 전년보다 33% 증가한 반면 직원들은 21%에 그쳤다. 

그밖에 한샘은 등기이사 4인에게 직접 보수를 지급하지 않고 있어 임직원간 보수 비교가 어려웠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등기이사를 4명 두고 있지만 보고서에 보수를 기재하지 않았다. 

물류·무역업종의 사내이사-직원간 연봉 격차. 
물류·무역업종의 사내이사-직원간 연봉 격차. 

◆ 물류·무역, 평균 20배차..."퇴직금에 인센티브 영향"

업종별로 살펴보면 물류·무역업계의 임직원 보수 격차가 가장 컸다. 전체 평균의 두 배가량인 20배를 기록했다. 대표들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퇴직금을 수령한 기업 대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마트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BGF리테일, 신세계 등이 그렇다.

CJ대한통운과 영원무역의 경우 상여금이 대폭 늘어나면서 보수 격차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CJ제일제당으로 자리를 옮긴 강신호 전 대표가 받은 상여금을 보면 2022년 11억3400만원에서 지난해 18억7100만원으로 늘어났다. 상여금만 60%가량 늘어난 것이다. 신영수 대표 역시 2022년(3억100만원)보다 4배 이상인 12억6300만원을 상여금으로 수령했다. 

이들의 상여금에는 임원규칙에 따른 '상여'과 종합 평가해 기본 연봉의 35~140%내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포함됐다. 상여는 강 전 대표와 신 대표 모두 5억원을 수령했고, 인센티브는 강 전 대표가 13억7100만원을, 신 대표는 7억6300만원을 받았다. 

영원무역에서는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의 상여금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난해 상여금만 27억4500만원을 받았다. 2022년 상여금(4억7000만원)의 6배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영원무역은 "2020년 대비 매출액 46% 증가, 영업이익 145% 증가, 영업이익률 7%p 증가 등 경영실적 개선을 이룬 점을 고려해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평균 임직원 보수 비율. 
업종별 평균 임직원 보수 비율. 

등기임원 중 최고봉인 대표이사와 직원간의 보수를 비교하면 격차는 어마했다.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곳은 카카오다.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의 경우 스톡옵션(94억3200만원)을 포함해 지난해 98억9900만원을 수령했다. 직원 평균 연봉(1억100만원)의 98배에 달했다.

두산도 박정원 회장과 직원간의 연봉 차이는 심했다. 지난해 박 회장은 상여금(52억1500만원)을 포함한 84억2900만원을 수령했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9800만원) 대비 86배 많았다. 

높은 상여금이 책정된 것은 성과측정 기간 1년 동안 두산은 연결기준 매출액 16조9958억원, 영업이익 1조1260억원 및 별도기준 영업수익 1조 772억원, 영업이익 724억원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밖에 기존 사업의 시장점유율 확대 및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개선된 점 등을 고려했다. 이에 따른 단기성과급 총 40억4100만원을 지급했다. 

이 같은 대표와 직원과의 격차에 대해 일각에선 더 심화하면서 주주들의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의 한 데이터분석 기관에 따르면 미국내 상장사 CEO 상위 10명 중 8명의 연봉은 1억달러(약1300억원)에 달하며 매년 높아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임·직원간 연봉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면서도 “대표와 임원들의 지나치게 높은 연봉은 경영성과와 책임에 대한 감시와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은 좌절감을 느낀다. 한 기업 관계자는 "매년 나오는 대표 보수 관련 기사를 볼 때마다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상실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좌절감이 사회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는 하위직급일수록 임금 격차를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면서 사회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민선 노무사(노무법인 지오)는 <한스경제>에 "MZ세대는 지금 이 순간의 업무량 대비 상사의 임금과 자신의 임금을 비교한다“며 ”불공정은 사회문제로 번질 수도 있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재 유출을 막고 고용 형평성을 다지기 위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허 노무사는 "앞으로 기업을 이끌어갈 유능한 MZ세대 인재의 포섭, 양성을 위해 '설명 가능한 임직원 간 임금격차' 또는 '공정하게 설계된 보상제도'가 필요하다"며 "이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하위 10% 기업 중 72%의 임직원 보수 격차가 2022년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10% 기업 중 72%의 임직원 보수 격차가 2022년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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