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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퇴하는 ‘워크 자본주의’...기업들 넷제로 신뢰성·ESG 투자 위축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04-25 11:12:09 조회수 9

전 세계 기업 절반가량 넷제로 달성 서명
서약 20개 기업 중 1개사만 유엔 지침 충족... 신뢰성 부족 지적
지난해 ESG 투자 금액도 큰 폭 감소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공화당 등 보수 세력의 '워크 자본주의(Woke Capitalism)' 반발로 글로벌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이 후퇴하고 ESG 펀드 투자가 급감한 점을 우려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 로고 / 연합뉴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공화당 등 보수 세력의 '워크 자본주의(Woke Capitalism)' 반발로 글로벌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이 후퇴하고 ESG 펀드 투자가 급감한 점을 우려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 로고 / 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전 세계 기업들의 기후위기 행동이 위축되고,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펀드 투자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들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하고 기후대응을 강화하고 있지만, 비현실적 목표가 추진력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깨어있는 자본주의를 뜻하는 ‘워크 자본주의(Woke Capitalism)'에 대한 보수 세력의 반발도 후퇴를 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1일(현지시간) ABC뉴스는 전문가들이 미 공화당 등 보수 세력의 '워크 자본주의' 반발로 기업 기후위기 대응 행동 위축과 ESG 펀드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ABC뉴스가 넷제로 트랙커(Net Zero Tracker)의 조사를 분석한 결과 세계 2000개 기업 중 절반가량이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했다. 지난 16개월 동안 서약서에 서명한 기업 수는 40% 증가했지만, 20개 중 1개만이 유엔 지침을 충족해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엔 지침에 맞는 서약서는 △기업이 모든 형태의 탄소 배출에 대응하는 계획 발표 △2030년까지 배출량 감축 위한 중간 목표 제시 △정부 로비 넷제로 목표와 연계하는 등 여러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일례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에서 기후는 4번 언급했고, 지속가능성과 환경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 재생에너지 전환이 핵심 트렌드지만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는 상당 기간 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를 동시에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실용주의적 입장을 견지했다.

아울러 블랙록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가 넷제로를 달성하면 세계 경제와 고객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은 실물 경제에서 특정 탈탄소화 목표를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위험과 기회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역할의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고객이 직접 2030년까지 달성할 강력한 계획을 제안해달라”고 권고했다.

이 서한을 본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세레스(Ceres)의 민디 루버(Mindy Lubber) CEO는 “블랙록은 투자 시 여전히 기후변화 위험을 고려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그들의 메시지는 바뀌었다”고 말했다. 루버 CEO는 “보수 세력의 반발이 거세고 심각해 이들의 목표 달성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브 화이트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글로벌 지속가능성 및 혁신 연구소 소장 역시 “주요 기업들이 기후위기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중요한 진전이 있었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계획한 목표의 극히 일부만 달성했다”고 ABC에 전했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에 대한 보수 세력의 비판과 높아진 이자율 때문에 기업이 자본 집약적인 기후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데 드는 비용이 증가한 점도 동력 상실 원인으로 지목됐다.

ESG 투자도 급감했다. 금융회사 엘에스이지 리퍼(LSEG Lipper)에 따르면 ‘책임 투자’로 분류된 전 세계 ESG 펀드는 지난해 11월까지 총 680억달러(약 93조원)의 순투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2022년 1580억달러(약 218조원), 2021년 5580억달러(약 770조원)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화이트 소장은 투자액이 감소 원인 역시 보수 세력의 반발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이 분야의 정치화가 투자를 주저하게 하고 기업이 목표를 축소하며 후퇴할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공화당 등 보수 세력은 ESG 투자가 진보적인 정치 목표를 앞당기기 위한 금융 도구이며 투자 접근 방식이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를 고려하기 때문에 자유 시장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발한다. 이와 함께 18개 주(州) 정부가 안티 ESG 법안을 도입했는데, 이 중 17곳이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선출된 지역이다.

대표적으로 플로리다주에서는 지난해 5월, 주와 지방자치단체 기관이 투자 시 ESG 요인을 고려하는 것을 금지하는 反ESG법을 제정했다.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법안에 서명할 당시 “ESG는 지배 계급이 ‘깨어있는’ 사상을 기업과 자산 운용에 세뇌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물론 일부 기업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최근 기업들이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발표하는 다른 원인은 목표 규모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비현실적인 목표로 인해 자금 투입이 늘어났고, 그로 인해 목표를 축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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