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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규제 ③리파워EU] "러 의존 낮추자"...신재생 늘리는 EU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3-03-15 16:40:24 조회수 110

2027년까지 러산 화석연료 사용 중단...전쟁자금 막고 의존도 낮추고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 40%·에너지 소비 절감 13%로 상향
脫중국 외치는 유럽 태양광 기업들...국내 기업엔 청신호
EU 역내 히트펌프 300만개 판매...LG전자도 유럽 시장 공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기점으로,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도씨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데 전 세계가 열을 올리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탄소중립'을 골자로, 친환경부터 에너지 전환까지, ESG 관련 다양한 법안과 규제가 기업들을 단속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거나 시행 예정인 규제 여섯 가지를 확인하고, 각 나라와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인플레이션감축법(IRA) ②탄소국경조정제도(CBAM) ③리파워EU ④RE100 ⑤배출권거래제(ETS) ⑥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유럽연합(EU)이 에너지 독립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REPowerEU(리파워EU) 정책을 내놨다. 러시아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의 전환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태양광 패널 등의 재생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아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그린딜 확장편' 리파워EU, 러-우 전쟁 계기로 발표..."야만적 전쟁 자금 조달 막겠다"
EU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19년 12월 그린딜 정책을 발표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공급 △청정, 순환경제를 위한 산업재편 △지속가능한 스마트 모빌리티 전환 △에너지 자원 효율적인 건물 보수 및 수리 △친환경 식품 시스템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존 등 6대 정책 분야별 세부 사항을 담고 있다. 

리파워EU는 그린딜 정책의 확장편으로 볼 수 있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그린딜에 기반한 리파워EU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에너지 소비 절감 △에너지 공급원 다변화 등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2100억유로(약 293조 25억원), 2030년까지 3000억유로(약 418조 575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할 방침이다. EU는 2021년 기준 러시아에서 천연가스의 40%를, 원유의 27%를 공급 받았고, 이와 관련해 연간 1000억유로(139조 5250억원)를 지출했다. 러시아 관련 지출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재생에너지 투자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EU 그린딜을 담당하는 프란스 티머만스는 "(재생에너지 전환)속도를 높이는 것은 자금이 유럽에 머물 수 있고 유럽 가정의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야만적인 전쟁 자금이 조달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쟁자금으로 흘러나는 돈도 막고 이번 기회에 러시아의 의존도도 낮추자는 것이 정책의 큰 틀이다. EU 집행위는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40%에서 45%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만 프랑스와 폴란드의 반대로 재생에너지 비중의 45% 상향은 불발됐다. 

에너지 소비 절감도 9%에서 13%로 높이기로 했다. 이는 주거용과 산업용 수송 서비스 등에 맞춰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절감하겠다는 양에서도 이견이 있다. EU 의회는 14.5%로 강화를, EU 이사회는 9%로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EU 회원국들의 연간 에너지 의무 절약 수치도 쟁점 사항이다. 리파워EU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매년 에너지 소비를 최소 1.5% 감축할 의무가 있다. EU 의회는 이를 2%로 높여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EU 이사회는 1.5% 밑으로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공공 건물에는 2025년까지, 신축 주거용 건물에는 2029년까지 태양광 패널 등 발전설비 설치를 의무화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EU 의회는 회원국들 간 차이를 인정하고, 각기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했다. 회원국들은 인프라와 산업 등에서 다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EU 집행위는 각 나라가 에너지 소비를 어느 정도 감축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총인구가 최소 4만5000명 이상인 지방자치단체인 회원국들은 지역 및 지방 당국이 지역 냉난방 계획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이들에는 1억유로 이상인 에너지 프로젝트와 1억7500만유로 이상인 운송 프로젝트에서 에너지 효율 우선 원칙이 적용된다. 

유럽으로 러시아 가스 수송하는 가스관. / 사진=연합뉴스
유럽으로 러시아 가스 수송하는 가스관. / 연합뉴스

아울러 EU는 에너지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난방과 수송 에너지에 천연가스와 석유 등의 사용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유럽 난방에는 천연가스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주거 등 공간 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약 42%가 천연가스다. 그밖에 석유(14%), 석탄(3%) 순이다. 수송 에너지에서 석유가 운송의 93%에, 철도의 23%에 사용된다. 

이에 리파워EU에는 시민 인식 개선 방안을 포함했다. 주거 및 교통에서 에너지를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자동차와 항공 여행 감축을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 에너지 라벨 제품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EPREL) 활용 △고효율 난방 시스템의 세금 인하 △효율적인 난방 기기 구입 등으로 소비자들의 실천을 장려하고 있다.

에너지 감축과 함께 태양광과 수소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EU 태양광 전력에 따라 2025년 태양광 발전 용량을 2020년 대비 2배 이상인 320기가와트(GW)로 늘리고, 2030년까지 600GW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2030년까지 EU 역내 1000만톤의 수소 생산역량 및 추가 1000만톤의 수소 수입원을 확보해, 운송 부문 등 탈탄소화가 어려운 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지원할 예정이다. 

독일 탈하임에 위치한 한화큐셀 글로벌 R&D센터 전경. / 한화큐셀 제공.
독일 탈하임에 위치한 한화큐셀 글로벌 R&D센터 전경. / 한화큐셀 제공.

◆ 태양광·히트펌프 시장 확대에 국내 기업 수혜 받아
태양광과 히트펌프 시장은 리파워EU 정책으로 국내 기업들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럽 국가들은 태양광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국내 기업에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태양전지 생산에 필요한 재료인 폴리실리콘, 잉곳 및 웨이퍼와 같은 모듈의 중간재, 완성된 태양 전지 또는 태양광 모듈 등 개별 부문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현재 68~95%에 이른다. 

최근 독일 태양광 기업 24개사는 독일 경제∙기후보호부에 보낸 서신을 통해 유럽 태양광 산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을 세웠으며 "(중국) 의존성은 독일과 유럽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위험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코트라는 보고서에서 "현재 독일 태양광업계에서 불고 있는 역내 태양광 생산 확충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앞서 우리 기업도 새로 부상하는 독일 및 유럽 태양광 시장 내 소재, 부품 및 장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시장 공략의 채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독일 태양광 업계가 다시 새로운 봄날을 맞게 될는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곧 공급망 재정비에 나설 독일 기업에 대한 납품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 볼 만하다"며 "이는 독일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기후 중립 또는 탄소 중립 노력과 더불어 한국 태양광 산업 수출에도 청신호로 작용하며, 고부가가치 소재 및 부품을 위시해 태양전지 핵심 장비 수출 성장을 기대케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EU가 1500만유로(약 210억원)를 지원하는 차세대 태양광 셀 양산화를 위한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의 일환인 이번 프로젝트는 2026년까지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셀(탠덤 셀)'을 양산하고 탠덤 셀 기반 모듈을 제조하는 장비·공정·재료 개발을 목표로 했다. 

탠덤 셀은 실리콘 층 위에 태양광 신소재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얹어 제작한다. 탠덤 셀은 현재 세계 태양광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실리콘 단일 셀이 흡수할 수 없는 영역의 빛을 추가로 흡수할 수 있어 잠재 발전효율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를 통해 독일 탈하임에 있는 한화큐셀 글로벌 R&D센터를 구축, 탠덤 셀 시험생산 라인을 연구할 예정이다. 한화큐셀은 이번 프로젝트 참여로 차세대 태양광 시장의 기술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 직원이 차세대 친환경 냉매 R290을 적용한 실내외기 일체형 히트펌프 신제품'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LG전자 직원이 차세대 친환경 냉매 R290을 적용한 실내외기 일체형 히트펌프 신제품'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히트펌프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히트펌프 냉난방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외부 공기에서 얻는 열에너지를 냉난방에 사용한다. 유럽에서는 공기열원을 신재생에너지로 간주돼 신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유럽 히트펌프협회에 따르면 EU 역내에서 히트펌프가 2022년 300만개 판매됐다. 판매량은 2021년 34%, 2022년 38%로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재 EU에는 2000만대의 히트펌프가 설치됐다. 2030년까지 3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 리파워EU 정책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EU 회원국 가운데 프랑스·폴란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히트펌프가 가장 많이 판매된 나라는 프랑스다. 지난해 46만대가 설치됐다. 폴란드는 2022년 20만대 판매됐지만, 성장률은 102%로 가장 높았다.  

LG전자는 이런 유럽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공략에 나섰다. 오는 17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냉난방 공조 전시회인 'ISH 2023'에 참가해 가정용부터 상업용까지 다양한 고효율 냉난방 공조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지난해 유럽시장 매출이 2021년 대비 120% 이상 증가했다.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 이재성 부사장은 "환경까지 생각하는 고효율 냉난방 공조 솔루션으로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며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공조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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