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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경영 성적표]⑧ “감축은 했지만…” 두산에너빌리티, 원전 확대속 배출효율 정체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5-10-15 13:42:07 조회수 4

내용요약작년 온실가스 배출 6.3만톤…전년比 줄였지만 배출 원단위는 소폭 증가
전력·수소·풍력 중심 신사업 전환 속 탄소효율 제고 과제 여전
원전 확대 따른 절대배출 증가 우려…R&D·스코프 관리 병행해야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류의 생산활동 과정에서 대량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결국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온실가스는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하고 소비하고 버리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지만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공장 가동 능력, 매출 규모에 따라 배출량이 그에 상응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업계가 2050년 '넷제로(NET-ZERO)'라는 공동 목표 아래 탄소 감축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 기업마다 자체 활동보고서를 통해 관련 경영 목표와 세부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성과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그 이유는 산업계의 탄소 감축 청사진이 실현 가능성보다 정부 정책에 편승해 '보여주기식 계획'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업종과 규모에 따라 상대적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는 곳이 있고 비교적 덜 배출한 곳도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현재 기업의 환경개선 실천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ESG행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시총 100대 환경정보'를 토대로 매출액 증가 상위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사용량을 점검해봤다. 특히 탄소배출권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로 향후 기업들의 실질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게 될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량 저감을 위한 기업들의 대응 상황도 함께 조명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국제 인증기관 UL로부터 국내 최초로 형식인증을 취득한 두산에너빌리티 10MW 해상풍력발전기./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국제 인증기관 UL로부터 국내 최초로 형식인증을 취득한 두산에너빌리티 10MW 해상풍력발전기./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탈탄소 기조가 산업계 전반을 뒤흔드는 가운데 발전·중공업 산업 중심에 서 있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온실가스 감축에서는 일부 성과를 거뒀지만 배출 효율 개선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4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매출 대비 배출량(원단위)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 수소터빈, 원전 등 전방위 확장에 나선 두산에너빌리티가 지속가능한 성장 조건으로 배출효율 관리를 넘어선 전사적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략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시총 100대 기업 환경정보(2023~2024)’ 자료 등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2024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약 6만3203톤(tCO₂eq)으로 2023년(6만6519톤) 대비 5.0% 감소했다. 전통적인 중공업 기반 기업으로서는 고정배출이 불가피한 구조임에도 설비 효율 개선과 공정 최적화 등을 통해 절대 배출량을 줄였다는 점은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배출 원단위(온실가스 배출량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를 분석하면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2024년 tCO₂eq/1억원 매출당 배출량은 3.72로 전년(3.70) 대비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 성장 속도가 배출 감축 속도보다 낮았음을 의미한다. 온실가스 총량 감축 이면에 일종의 비효율 구조 고착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ESG 관점에서 배출 절대량(직접 및 간접 배출, Scope 1+2) 감소에는 성공했지만 ‘수익 당 탄소효율’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본질적 전환은 더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회사의 2023년 배출효율은 3.70(tCO₂eq/1억원), 2024년은 3.72로 소폭 악화됐다.

이 수치는 시총 100대 기업 평균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이며 탄소 다배출 산업군 내에서도 상위 30% 내에 포함된다(2024년 온실가스 배출 원단위 순위 33위). 중후장대 중공업 구조 특성상 단위당 배출량 자체가 높아 이러한 특성이 ESG 성과 지표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몇 년 간 한국 표준형 원자로로 불리는 ▲APR1400·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전 중심 전력기술 고도화 ▲수소터빈 개발 ▲풍력·태양광 설계·조달·건설(EPC) 수주 확대 ▲고온가스로용 열교환기 등 탄소중립형 기자재 기술 확보 등 다방면에서 에너지 전환 전략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들 신사업은 탄소감축과 직결되기보다는 중장기적 전환효과를 기대해볼만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APR1400 및 SMR 수주는 수조 원대 장기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라 단기적 온실가스 감축 지표에 반영되기 어렵다.

0풍력 EPC 역시 송전망·계통 문제로 가동률이 낮은 경우가 많아 실제 탄소저감 효과를 입증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

두산에너빌리티 증기터빈 저압부 로터./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두산에너빌리티 증기터빈 저압부 로터./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터빈의 경우 수소 연료혼합 50% 이상을 목표로 자체 모델을 개발 중이며 2027년 상용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아직 실증 단계다. 이처럼 그린 수소, 탄소중립 기자재, 무탄소 전원 등 미래 유망 기술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현재 시점에서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ESG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단지 신사업 진입 여부가 아닌 기존 사업에서의 탈탄소 실적 추이와 탄소회계 투명성이기도 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종합 B+등급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SMR 수출, 중공업 플랜트 공급 확대 등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 절대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EPC 전 과정에서의 간접배출(Scope 3)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따라 ESG 평가 등급에서 명암이 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코프3 배출은 직접배출(Scope 1), 간접에너지(Scope 2) 외 협력업체, 공급망, 운송, 시공 등 전 밸류체인에서 발생하는 모든 배출을 포함한다.

원전과 터빈 제조는 강도 높은 고온 고압 공정과 소재 가공이 필수인 만큼 관련 스코프3 배출이 전체 배출량 중 차지하는 비중은 향후 커질 수 있다.

동종 업계 내 배출효율이 높은 업체들과의 격차도 존재한다. 

업계에 따르면 발전 기자재를 공급하는 다른 중견업체는 2024년 기준 배출원단위 2.4 수준을 기록, 두산에너빌리티 대비 약 35% 낮았다.

이 수치는 단순 감축보다는 생산구조 전환 여부가 온실가스 대응력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음을 나타낸다는 평가다.

결국 두산에너빌리티 과제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 감축과 더불어 배출효율과 가치사슬 전체 탄소 관리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노후 설비 교체, 생산 공정별 최적화, 자체 전력 사용량 감축 등 스코프1·2 관리 강도를 높여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소·원전 기술 공급망·유통단계까지 포함한 스코프3 감축 내부 전망(가이던스)을 마련해야 한다.

중공업·에너지 기술을 무기로 글로벌 확장을 노리는 두산에너빌리티에게 탄소감축은 더 이상 ‘보고서 작성용’ 항목이 아니다.

온실가스 감축 속도와 질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는 분명해 보이나 기술 중심 대응이 배출 효율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 계량 지표와 ESG 경영지표 간 연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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