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에너지 절약형 조명·고효율 리모델링·모듈러 건축까지
의무화 대응 넘어 주거 품질 혁신 가속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건물 부문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우리나라 건물의 80%가 노후화된 가운데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건축물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제로에너지(ZE)와 그린리모델링(GR) 건축은 친환경·에너지 효율 혁신, 일자리 창출, 건물 가치 상승 등 다양한 효과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은 이미 민간·공공 부문을 아우르는 중장기 정책에 힘을 싣고 있으나, 국내는 아직 민간 지원이 미흡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국내 건설사, 건자재 업체, 금융, 에너지관리 솔루션 기업들은 제로에너지 건축 분야에서 혁신적 신기술 개발과 실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스경제는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그린리모델링과 제로에너지 건축 활성화의 실효성과 혁신방안, 각 업계의 현장 도전기를 밀도 있게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의무화가 본격화하면서 건설사들이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기술 고도화와 주거환경 개선으로 방향을 넓히고 있다. GS건설은 자회사 하임랩(HEIMLAB)을 앞세워 리모델링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제로에너지(ZE) 시대에 맞춘 자체 개발 조명 시스템 등을 확대 적용하며 ‘생활 속 친환경 주거’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의 아파트 주거환경 개선 토털 솔루션 자회사인 하임랩은 최근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하임랩은 구축 아파트의 단열, 결로, 누수, 공기질 등 기능적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생활밀착형 리모델링 서비스를 표방한다. 단순 인테리어 중심의 시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에너지 효율과 실내 환경 품질까지 개선하는 ‘기능형 리모델링’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고객은 주거환경 진단부터 디자인 상담, 3D 모델링 제안서까지 일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시공 1년 후에는 ‘애프터 하임’ 점검 프로그램으로 사후관리까지 지원받는다. 하임랩은 기존 강남·서초 등 일부 지역 중심이던 서비스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 만큼,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 수요가 높은 도심권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신축 부문에서는 에너지 절약형 조명 시스템을 자이(Xi) 브랜드에 확대 적용하며 제로에너지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GS건설이 개발한 조명은 초고효율 LED와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제어 기능을 결합해 기존 조명보다 30~50% 수준의 에너지 소모를 줄인다. 실질적인 전기료 절감뿐 아니라 탄소 배출 저감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GS건설이 개발한 ‘히든 라이팅 시스템(Hidden Lighting System)’은 공간과 조명을 일체화한 신개념 조명 솔루션이다. 천장과 조명을 일체화한 ‘마이너스 몰딩’ 구조를 적용해 빛의 균형과 공간미를 동시에 구현했으며, 사용 목적과 분위기에 따라 조도·색온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이는 2020년 건설사 최초로 세대특화 조명을 도입한 이래, 조명이 단순히 빛을 비추는 기능을 넘어 고객에게 실질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고민해왔다”며 “이번 조명 시스템 개발을 통해 에너지 절약은 물론 건강, 감성까지 아우르는 종합 조명 솔루션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GS건설은 또한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모듈러 주택 기술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자이가이스트가 개발한 철골 모듈러 공동주택 기술은 국토교통부의 공업화주택 인정을 받아 18층 규모의 공동주택까지 적용하는 기술을 인정받았다. 기존 12층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내화 성능(3시간 기준)을 충족하며 안전성과 내구성을 입증했다.
충남 당진의 전용 공장에서 모듈러 설계부터 제작, 시공까지 일괄 수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자이가이스트는 차음 성능과 에너지 절감 기술까지 포함한 연구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층화·고품질화된 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LX하우시스와 공동 개발한 층간소음 저감 바닥구조도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양사가 개발한 구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품질시험인증센터에서 중량·경량 바닥 충격음 차단 성능 1등급을 획득했다. 중량충격음 수치는 31데시벨(dB)로, 1등급 기준(36dB)보다 6dB 낮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기존 완충재인 발포폴리스티렌(EPS)·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폴리에스터 대신 '고밀도 오픈 셀 폴리우레탄'을 적용해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줄인 결과다.
이처럼 GS건설은 신축·리모델링·기술 연구를 아우르며 주거 품질 전반을 끌어올리고 있다. 제로에너지 인증 의무화로 친환경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GS건설은 하드웨어 중심의 ‘에너지 절감’에서 더 나아가 ‘생활 품질 혁신’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미래 주거의 표준을 선도하는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