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이윤을 넘어선 경영의 아름다움, ESG가 묻는 기업의 존재 이유"
| 한스경제=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장 | 기업은 본질적으로 이윤을 기반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자본의 논리에 익숙하다. 매출액, 영업이익, 시장점유율, 투자수익률 등 수치로 환산 가능한 지표들이 오랫동안 기업의 가치를 대변해왔다.
그러나 오늘날 재무적 지표는 기업 활동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편리한 도구일 뿐, 기업의 존재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마치 현상만으로는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없듯 외형상 수치만으로는 기업이 환경과 사회와 맺는 신뢰적 관계, 더 나아가 균형과 조화를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것은 바로 ESG 경영이다. ESG는 단순히 경제적 성과를 넘어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라는 세 가지 관점을 통해 기업의 본질과 실존을 조망하게 한다. 이는 기업에 내재된 미래의 기회와 위험의 구조까지 비추어 볼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ESG 요소는 기업의 존재 방식과 목적을 근본적으로 질문하는 철학적·미학(美學)적 시도다. 따라서 ESG의 시선은 기업을 자본적 도구로만 보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조화를 실현해나가는 하나의 생태적 주체로 바라보게 만든다.
오늘날의 ‘미학적 관점’은 더 이상 예술 작품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미학’은 생활양식과 결합해, 다양한 영역에서 ‘아름다움의 의미’를 새롭게 탐색하는 언어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경영을 미학적으로 바라본다면 그 해답은 ‘배려의 가치’를 실천하는 ESG 경영(Who Cares Wins; 배려하는 자가 승리한다)에 있을 것이다.
ESG는 기업의 암묵적 가치를 조망하고, 그 존재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접근이자 ‘아름다운 경영’의 한 형태다. ‘미학’이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듯, ESG 또한 기업과 사회, 환경 간의 조화와 공감을 촉진한다.
나아가 ESG 경영은 기업을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는 조직을 넘어, 이해 관계자들에게 신뢰와 존중, 그리고 지속가능성이라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존재로 탈바꿈시킨다. ESG 경영은 기업 활동이 사회 전반에 ‘아름답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종의 ‘미학적 관점’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초불확실성 시대 기업이 선택해야 할 핵심 해법은 바로 ESG 경영이다. 앞으로의 경영은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합리적이고 합목적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단순한 효율성이나 이윤 극대화를 넘어, 경영의 과정과 결과에서 경제적·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아우르는 ‘균형과 조화의 미학’을 창출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인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미학’은 단순히 예술이나 디자인의 차원을 넘어, 인간에게 공감과 신뢰,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모든 요소를 포괄한다. ESG 경영은 환경·사회·지배구조 전반에서 조화롭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공감적 경험을 제공하는 ‘미학적 접근’의 과정이다.
이는 기업의 제품·서비스·조직문화·사회적 역할까지 포함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아름답다’, ‘공감 한다’, ‘가치 있다’는 감정을 전달하여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Impact)을 확산시키는 ‘미학적 관점’의 경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친환경적 전략, 포용적 직장 문화,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 등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미학적 관점’을 심어준다. 이를 기반으로 ESG는 구성원, 지역사회, 미래세대까지 포괄하는 사회적 연대의 관점을 경영에 내재화하며, 기업은 이해관계자와의 긍정적 공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미학적 관계’를 구축해 가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다.
예컨대 ‘E’는 기업이 환경 생태계 속 유기적 존재임을 일깨운다. 탄소 배출, 기후 리스크, 자원 순환 등은 기업이 지구 환경에 속한 존재임을 보여준다. ‘S’는 기업이 구성원 및 사회 공동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사회적 관계가 얼마나 따뜻하고 신뢰할 만한지를 묻는다. ‘G’는 이러한 관계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유지되는지를 비추는 자율적⸱윤리적 거울인 것이다.
이제 기후위기, 사회적 불평등, 인권 취약성 등 복합적 위기 앞에서 사회적 신뢰와 환경적 책임을 담보하지 못하면 기업은 생존조차 위태로워진다. ESG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기업의 존재이유를 근본적으로 되묻게 한다.
ESG는 과거와 현재에 기반 한 재무성과와 달리, 기업의 미래를 설계한다. 탄소중립, 다양성과 포용성, 윤리적 지배구조 같은 요소들은 장기적으로 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지렛대다. 단기성과만 좇아서는 보이지 않는 리스크와 기회를, ESG라는 ‘미학적 관점’을 통해 선제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
예술이 색채와 형태, 빛과 그림자의 조화를 통해 아름다움을 창조하듯 ESG 경영 역시 사회, 환경과 경제 그리고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속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경영의 미학적 매개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ESG는 기업을 환경적·사회적으로 더 아름다운 경제 주체로 성숙하게 만드는, 곧 ‘경영의 미학’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