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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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HOW 칼럼] 상업용 부동산의 미래, ESG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5-02-07 13:38:58 조회수 43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 부동산 투자에 적극 연계 필요
정책 지원과 금융시장 관심 뒷받침된다면 금융비용 절감 기여

코레이트자산운용 김정섭 부장 / 한스경제
코레이트자산운용 김정섭 부장 / 한스경제

[한스경제 / 코레이트자산운용 김정섭 부장] 여러모로 긴 겨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취임 이후 ESG에 대한 열정도 많이 식은 것 같다. 덕분에 우리나라가 오늘의 화석상 1위를 수상한 기후 악당이라는 사실도 크게 조명되지 못하고 잊혀지는 분위기다.

지금 건설업은 명확한 침체 상황이다. 통계청이 지난 1월 15일에 발표한 2024 고용동향 발표에 따르면 작년 한해 건설업 취업자수는 11년만에 최대치인 4만9000명이 감소했다. 건설업 폐업공고 등록수는 매년 경신되고 있으며, 주택 인허가 건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ESG 투자를 적극 추진했다가 최근에는 탈탄소 대응을 위한 자산운용사 기후대응조직 ‘넷제로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ZAMI)’에서 탈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상업용 부동산에서 ESG는 계속 추구돼야 할까?

그렇다, 아니 더 집중함이 마땅하다. 서울시(2024년 2월)에 따르면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건물 분야가 70.7%를 차지할 정도로 부동산 산업이 기후 변화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함에도 여전히 그 필요성은 인지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올해부터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이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 건축물 신축에도 적용되기에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2020년에 공공 부문의 인증 의무화가 먼저 시작됐고 2030년에는 민간 부문에서도 거의 대부분(500㎡ 이상) 건물이 의무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2030년은 먼 미래로 느껴질 수 있으나 앞으로 5년 밖에 남지 않았다.

공사비의 급격한 상승과 금융비 부담과 자금 경색 등으로 신축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요즘이지만, 새로운 인증 제도가 단순히 비용 증가 요소로만 작용한다고 볼 수는 없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는 먼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환경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인증 대상 건축물의 확대로 건축 설계, 인증 시장이 확장되며, 친환경 제품과 재료의 시장 확대에도 기여하게 된다. 여기에 관련 업계 생태계를 통해 기술이 발전되고, 벤처와 스타트업을 통해 창업과 고용이 활성화 될 수 있다.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 등을 부동산 투자에 적극 연계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과 금융시장의 관심이 뒷받침된다면 제3자 검증을 통해 더 투명하게 자금이 관리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게 돼 부동산 투자의 거버넌스 측면을 강화하며, 프로젝트의 금융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거래 종결 및 조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ESG는 환경 운동 또는 사회 공헌 정도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기업의 다양한 비재무적 리스크를 검토함으로 기업을 지속 가능하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즉 기업의 이익이 지역, 사회, 지구 전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이해관계자의 환경, 건강, 안전, 삶의 질까지 아우른다. 또한 지배 구조와 의사 결정 체계의 투명성, 경영 윤리를 견제하는 광범위하고도 미래지향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국내외에서 연이어 발생한 항공 관련 사고 앞에서 우리는 참담함을 느끼는 동시에 안전이라는 하나의 비재무적 요소가 어떻게 또 어느 정도로 기업의 재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목도하고 있다. 따라서 ESG 공시 의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기업뿐만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에서도 화재, 붕괴와 같은 물리적 환경과 관련된 사건과 함께 부동산투자회사(리츠)의 주주와 자산관리회사 사이의 의사 결정 체계에서 오는 갈등과 같이 다양한 ESG 관련 이슈가 발생하고 있으나, ESG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측정되거나 관리되지 않고 있다.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거래에서도 우수한 자산에는 투자 수요가 집중되고, 경쟁력 없는 자산은 관심받지 못하는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때 재무적 요소만을 근거로 자산이 평가되면 해당 자산의 가치는 어느 한 값으로 귀결된다. 반면 주변 개발 호재, 자산의 물리적 환경, 임차인의 거주 만족도, 인근 경쟁 시설 현황 등의 비재무적 요소가 반영된 실질적인 자산 가치의 도출이 투자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게 됨에도 아직 이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 공개와 분석은 미흡한 실정이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ESG는 생소한 주제이고 적용을 위한 방법론도 제한적이지만, 올해에는 더 폭넓은 논의가 이어지며, 각자의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춰 나가길 기대한다. 결국 겨울은 가고 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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