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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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HOW 칼럼] ESG 2.0이 넘어야 할 '참을 수 없는 인식의 가벼움'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12-27 16:06:30 조회수 186

"‘하면 좋은 것’ 쯤으로 여기는 피상적 이해 벗어나야"
"재무성과와 지속가능성 연결한 내재화 단계…EGS 2.0 시대 개막"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한스경제=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장] 올해로 ESG의 개념이 세상에 발표된지 어느덧 20년이 됐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불리는 ESG 용어는 2004년 UN 글로벌 콤팩트의 보고서 ‘Who Cares Wins'(배려하는 자가 승리한다)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보고서의 부제 'Connecting Financial Markets to Changing World'(변화하는 세상과 금융시장의 연계)가 말하듯, 보고서의 배경과 목적은 시대적 담론에 따라서 투자자에게 기업투자 시 ESG 이슈를 고려하도록 권고하는데 있었다.  

이후 ESG 투자는 2006년 ESG 이슈에 대한 투자가치를 반영한 원칙인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이 제정되고 많은 세계적 투자기관(Universal Owner)이 참여하는 가운데 준비기간을 거치며  2020년을 전⸱후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또한, 기후위기와 자본주의 위기가 서로 별개가 아니라 단일한 다면적 위기라는 인식과 더불어 이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 기업이 일종의 문제해결자로서 역할과 책임을 져야한다는 국제적 요구가 거세게 일어났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응해 그동안 이윤 추구에 몰입했던 기업에서 ‘미러링(Mirroring) 효과’로 나타난 현상이 바로 ESG 경영이다. 

특히 전세계적 관심사가 된 2008 글로벌 금융위기,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채택, 파리기후변화협정 선언, 유럽의 그린딜 정책화, 코로나 팬데믹 발생, 미국 BRT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선언 등에 힘입어 기업이 ESG 경영에 나서야하는 당위성과 정당성이 더욱 뒷받침됐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ESG 경영이 기업의 보편적 가치로 자리매김 했다. 기업에겐 경제적⸱사회적⸱환경적 균형 발전(Triple Bottom Line)을 함께 꾀해야하는 새로운 도전이자 과제다. 이제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와 지속가능성이 중요시되며 전략적 사고로서의 ESG가 필수조건인 시대가 된 것이다. 

최근 들어선 ESG 2.0이 기업경영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전까지의 ESG 1.0이 투자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기업의 소극적⸱방어적인 대응이었다면, ESG 2.0은 기업이 주도권을 갖고 추진하는 경영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영향, 위험 및 기회(IRO)의 ESG 요소를 전략 및 사업화하여 고도화에 나서는 능동적⸱선도적인 ESG 경영방식이다.

ESG 2.0으로 기업의 중대성 범위가 넓어졌다. 그만큼 광범위한 자본기반의 통합적 사고와 전략을 통해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증대시켜나갈 수 있게 됐다. ESG의 3대 영역에 걸쳐 자본의 범위가 전통적인 제조와 금융자본을 넘어 지적자본, 인적자본, 사회관계자본, 자연자본 등으로 확대돼 ESG가 의무와 위험을 넘어 새로운 기회가 되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ESG 1.0과 ESG 2.0는 재무성과와의 상관관계 측면에서도 다르다. ESG 1.0은 상호 대립적⸱독립적관계라면, ESG 2.0은 재무성과와 순차적⸱구성적⸱상호작용적인 관계로 진화한다. 따라서 ESG 2.0은 ESG 요소에 대한 실용주의적 재무관점(지속가능성을 위한 도구적 수단)이 필수적이다. 이는 ESG 1.0과 2.0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차이점이 된다.  

그런데 요즘 들어 ESG의 회의론, 위기론, 한계론 등을 주장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어느 정도는 ESG에 대한 피로감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ESG에 대한 ‘인식의 오해’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 ESG가 기업이익과는 거리가 먼, ‘하면 좋은 것(CSR)’ 쯤으로 여기는 피상적인 이해다. ESG에 대한 인식이 ESG 본질과 상황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지금 기업의 ESG 경영추진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은 기업의 대응방식이다. ESG 경영을 잠시 부는 열풍과 한때의 유행으로 치부하고, 쉬운 길을 택해 당장 ‘보여주기식’ 홍보활동이나 마케팅수단 정도로 여기는 ‘인식의 가벼움’을 경계해야 한다. 이처럼 기업이 ESG 경영에 진정성 있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ESG 자체의 지속가능성 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될 것이다.  

ESG 활동 자체가 아니라 비즈니스 전략화와 재무성과로 연결하는 경영을 통해 ESG 경영의 내재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기업으로선 미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가야할 길고,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역설적이지만 ESG가 준법영역 안으로 들어온다면, ESG 경영확산과 내재화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국내 EGS 규제와 정보공시의 법제화가 필요한 배경이다. 

ESG 2.0 시대는 ESG 경영이 기업의 비교우위 전략과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내재화로 이어지는 시기다. ESG 2.0 성공은 재무적 성과와 지속가능성이 연결돼 기업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부각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기업은 새로운 관점과 자세를 요구받고 있다. 자본주의가 존속하고 기후위기가 지속되는 한, ESG는 불가역적인 시대흐름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참을 수 없는 ESG 인식의 가벼움'에서 벗어나 그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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