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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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C HOW 칼럼] 이제 통계 아닌 일기도로 온실가스 감시한다는데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11-19 13:34:32 조회수 11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시 패러다임 변화와 우리의 대응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연구팀장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연구팀장

[한스경제 /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연구팀장]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는 1992년 리우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f Climate Change)를 출범했다. 1997년에는 교토 의정서에 합의했고, 2015년 파리협정에 서명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실 행 체계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한 번도 줄어들지 않고 계속 증가했다. 전지구 평균기온은 최근 10년이 1등부터 10등을 차지하고, 2023년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2023년 세계기상기구는 성명을 통해 “수십년 간의 과학계의 경고와 수천 쪽의 보고서, 수십 차례에 걸친 기 후회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런 문제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그중 한 가지는 지금까지의 온실가스 감시는 측정된 대기 중 농도와는 무관하게 통계적으로 산출된 활동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통계조사로 자동차가 몇 대인지 알아내고, 자동차 한 대당 발생하는 온실가스양을 곱해 자동차의 온실가스 발생을 산출한다. 온실가스를 발생하는 에너지, 주거, 산업 등 모든 분야에 대해 동일한 과정을 적용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정한다. 그러나 자동차의 종류나 연식, 주행상태 등에 따라 온실가스 발생량은 큰 차이를 보이게 되고, 정확한 산출이 힘들다. 결정적으로 대기 중 농도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

세계기상기구는 이러한 온실가스 감시의 문제점을 인식하면서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온실가스 감시 방안으로 전지구온실가스감시 (Global Greenhouse Gas Watch: 이하 GGGW)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GGGW는 지상과 위성 등 다양한 온실가스 측 정자료와 기상모델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줄어드는지를 감시할 수 있는 온실가스 일기도를 작성한다. 마치 날씨 일기도를 이용해 위험기상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처럼, 온실가스 일기도를 이용하면 온실가스가 어디에서 증가하는지 실시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세계기상기구는 2024년 5월에는 상임이사회에서 GGGW 프로그램 이행계획을 승인하고 본격적으로 출범하였다. 이때 우리나라는 기상청 대표단이 참여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면서, 이행계획에 국제기구와의 협력 강화와 자문기구에 회원국 참여 확대를 추가했다. 이행계획에 따르면 2024년부터 개발을 추진해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지구이행점 검(Global Stocktake)을 위한 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GGGW프로그램이 개발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의 온실가스 농도와 배출정보가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감시된다. 국가 인벤토리의 신뢰성 점검, 전지구이행점검 및 국가자발 적기여(National Determined Contribution), 탄소중립 달성 등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GGGW에서 산출된 정보와 차이가 난다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정책에 대한 신뢰도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GGGW와 연계된 온실가스 감시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기상청은 현재 GGGW와 연계되면서 한반도를 상세하게 감시하는 INVERSE-KOREA(INverse modelling for Validating and Evaluation the Reduction of Sectoral greenhouse gas in KOREA) 체계를 WMO의 승인을 받아 추진 중이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시에 대한 국제적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온실가스 감시 패러다임을 적극 수용하고 대응함으로써 골든 타임이 별로 남지 않는 상황에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인류의 지속발전을 위한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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