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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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C HOW 칼럼] 혁신 없는 ESG 경영은 맹목적이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07-05 13:25:21 조회수 99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한스경제=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ESG에 대한 속도조절론에도 불구하고, ESG 경영이 공시기준을 앞세워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서고 있다. 글로벌 ESG 3대 공시기준을 비롯한 탄소세, 탄소배출권,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공급망실사지침(CSDDD), 택소노미, ISO인증, RE100, 그린워싱 등 다양한 기준과 규제가 오랜 과정의 논의단계를 거쳐 제도화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ESG를 제도와 규제로만 보는 시각은 대단히 우려스럽다. 상당수 기업이 ESG 가치인 지속가능성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편이다. 그저 글로벌 ESG 기준과 규제가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만 주목한다. 비용 절감과 이익 추구에 익숙한 전형적 특성의 경영 대응 방식이다.

실상 ESG 제도화의 목적은 기업들에 규제를 넘어 지속가능성에 기반을 둔 신사업 발굴 및 확대 효과를 함께 겨냥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아쉽게도 ESG 대응이 규제 중심에 쏠리는 경향이다. 비즈니스 창출을 향한 논의는 부족하다. 그렇지만 경영 환경변화에 대응 방식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인세티브 기반의 규제방식이 중점적으로 논의돼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ESG 제도화의 취지와 방향을 되짚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ESG는 기업의 환경 건전성, 사회적 책임성, 경제적 신뢰성의 균형적인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제고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기업가치다. 단기적으로는 규제나 비용 증가 등으로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ESG경영을 잘해나가면 기업가치 상승이라는 재무적 성과를 가져온다는 의미다.

때문에 ESG와 재무성과 사이의 불분명한 연관성에 대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ESG를 통해 실현되는 비재무성과와 재무성과 간의 관계를 ‘서강대 임채운 교수’는 5가지 가설을 들어 소개하고 있다.

첫째, 대립적인 관계로서 ESG는 재무성과를 오히려 낮추는 것으로서 투자라기보다는 지출이라는 개념이다. 둘째, 독립적인 관계로서 서로 관련성이 없으며 ESG는 자기 나름대로 예산을 쓰고 성과를 낸다는 거다. 셋째, 순차적 관계로서 재무성과를 달성한 다음 ESG 성과를 추구하는 관계다. 넷째, 구성적 관계로서 기업의 장기 지속가능성은 재무성과와 ESG 성과의 결합이다. 다섯째, 상호작용 관계로서 재무성과와 ESG 성과는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견해다. 

단기적으로는 두 요소가 대립적, 독립적 관계로 양립되어 서로 상충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ESG는 재무성과와 순차적, 구성적, 상호작용적 관계성을 갖게 돼, 그것이 기업가치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물론 여기에는 두 요소의 유기적 관계의 넥서스(Nexus) 접근을 바탕으로 한 공통적인 가치창출 기반을 전제로 한다. ESG와 재무성과와의 상관관계를 통한 선순환 구조형성이 관건이 된다. 이른바 기업가치도 그 맥락적 연장선에서 창출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ESG를 바라보는 큰 축을 더 많은 재무적 수익을 얻는 경영전략으로 인식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ESG 요소를 기존의 경영전략과 통합하는 내재화가 이뤄져야 한다. 경제학적 사고와 생태계적 사고를 함께 고려한 체계적 실행으로 글로벌 표준에 맞춤으로서 ESG를 규제가 아닌 기회로 삼아 기업의 경쟁력으로 체화된 체질 개선이 핵심이다. 

현대사회에서 기업이 마주하는 환경은 경제적 성과를 획득하는 시장만이 아니다. 기업은 시장전략을 넘어서 정치·사회적 영역, 즉 비시장영역(외부효과)의 변화에 조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비재무적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때문에 환경, 사회, 경제 문제 해결을 시장화하는 성장전략을 통해 기회요인을 극대화하는 혁신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는 기업이 생존을 넘어 기존 사업영역의 가치를 혁신함으로써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을 가리킨다.

오랜 기간 세계가 논의해 오던 ‘지속가능한발전’이 ESG 공시 의무화로 현실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업의 지나친 단기적 성과 추구는 오히려 지속가능성장을 어렵게 할 개연성이 높다. 

지금까지의 ESG 전략은 위험관리 단계(ESG 1.0)의 법제화에 대응(Passive) 그리고 법제화 대비 및 법제화 사전 대비(Reactive) 수준에 머물렀다. 이제는 혁신을 바탕으로 과거의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e)에서 탈피해 ESG 2.0의 비교우위 전략화(Active)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내재화(Proactive)가 뒷받침되어야 할 때다. 

기업가치 변화를 ‘생산가능곡선’으로 표현할 수 있다. 고정된 ‘생산가능곡선’상에서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상호잠식효과(곡선상 점의 이동)로 기업가치는 제한된 범위로 한정된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입장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간의 관계설정은 오래된 딜레마다. 답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혁신을 통해 ‘생산가능곡선’ 자체를 밖으로 우상향시키면 기업가치의 총량이 증가한다. 이처럼 ESG 기반의 혁신이 두 가치의 트레이드오프(Trade Off) 관계를 상쇄시킨다. ESG 요소가 사회적 가치를 넘어 혁신을 촉진하는 주체이다. 비재무성과와 재무성과의 관계가 상호작용에 따른 창발, 적응, 축적과정의 혁신이 ‘자기 형성적’으로 기업가치의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다.

때문에 혁신이 없는 ESG 경영은 맹목적이다. 그래서 혁신이 빠진 ESG 경영은 경계해야 한다. ESG 경영의 성공은 혁신을 통해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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