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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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C HOW 칼럼]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 변화, 물 문제로 직결된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06-25 09:40:26 조회수 75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연구 팀장.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연구 팀장.

[한스경제/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팀장]  2020년 UN에서 발간한 세계물개발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유발된 수문학적 변화로 인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 수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앞으로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당연히 향유해야 할 식수와 위생에 대한 기본 인권이 위협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18년 약 23억 명의 사람들이 물 스트레스를 받는 국가에 살고 있다. 36억 명의 사람들이 매년 최소 한 달 동안 물에 대한 접근이 부족했으며, 이렇게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2050년까지 50억 명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물 문제가 파리협정의 국가 결정기여(NDC) 중 79%에서 적응 우선순위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물관리를 통한 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 노력이 전 지구적인 지속가능한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WMO 보고서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재해의 44%와 경제적 손실의 31%는 홍수와 관련이 있다. 물 관련 재해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물과 위생의 공급 가능성과 지속가능한 관리 보장을 목표로 하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6)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극한기상 및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물리적인 물 부족 현상은 주로 계절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며, 기후변화는 여러 지역에서 계절별 물 가용량의 변화를 초래한다. 실례로 기후학적으로 몬순 지대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계절적으로 강수량 차이가 매우 뚜렷하다. 1991~2000년의 30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약 1,300㎜이지만, 여름철 동안의 강수량은 이의 54%인 710㎜로서 대부분 강수가 여름철에 치우쳐 나타나는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은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심화할 수 있다. 1912~2020년까지 과거 109년 동안의 관측자료를 보더라도 온난화에 의한 우리나라 강수 변화는 주로 여름철 강수의 증가(10년당 약 15㎜씩 상승)가 뚜렷하다. 오히려 겨울철 강수는 다소 줄어들거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어 기후변화로 인해 계절별 강수 차이가 좀 더 커졌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 증가 경향은 또한 강수강도의 증가로 표현될 수 있다. 즉, 일 80㎜ 이상 호우는 지난 109년간 10년당 약 10㎜의 비율로 상승한 데 반하여 일 강수량 10㎜ 미만의 약한 강수는 오히려 약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온실가스 증가가 호우의 강도와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에 일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미래 온실가스 증가 시나리오에도 유사하게 반응한다. 국립기상과학원은 20년 재현 수준의 극한 강수의 강도와 빈도 변화는 2℃ 온난화 경우 현재 대비 약 32% 증가와 7.5년의 잦은 빈도를 나타내어 기후변화로 인한 호우의 위협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분석한다.

호우 증가는 특히 온난화로 인한 증발산의 변화 및 이에 따른 수증기량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 최근 국립기상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여름철 우리나라 부근의 대규모 수증기 수송은 온실가스 배출량 변화에 따라 현재 대비 21세기 말에 약 10~34%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호우와 연관된 기후 환경의 변화가 온실가스 배출에 따라 가속화되어 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2024년의 6월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올해 여름철은 또 얼마나 많은 비가 올지 걱정이 앞선다. 기후변화에 따라 하루가 멀다고 재난재해 뉴스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그나마 기후변화 적응 노력의 한 가지인 조기경보체계가 잘 운영되고 있는 나라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점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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