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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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C HOW 칼럼] 로보택시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06-05 13:21:01 조회수 98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한스경제/ 이호근 대덕대 교수] 전기차 시장이 암울하다. 우상향으로 급성장이 예상되던 판매가 보합세를 보이는 듯하다. 현대·기아를 비롯한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은 실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현대·기아가 전기차 판매로 얻는 수익은 차 한 대당 1000달러 미만이다. GM이나 포드의 경우도 2500~4000달러 정도이다. 테슬라만 유일하게 1만달러 가까이 수익을 보고 있다. 4개 차종으로 180만대 가량을 팔고 있으니 규모의 경제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막대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기차 판매가 다소 부진한 지난해에도 현대·기아는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며, 영업이익률의 신기록을 맞게 된다. 

그런데 현대·기아에 비해 10배나 큰 이익을 보던 테슬라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전기차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수익이 급감하고 있고, 주가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필자는 예전부터 테슬라의 주가는 통상적인 기업의 시가총액 대비 2.5~3배가량 버블이 있다고 이야기해 왔다. 미래 가치가 모두 주가에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늘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보여야만 주가가 유지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판매 부진은 바로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진다. 중국의 저가형 전기차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자마자 주가가 하락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다. 

테슬라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로보택시 개발에 몰두한다고 발표했다. 저가형 전기차 개발 카드를 새로운 수익모델로 만지작거리다가, 샤오미의 전기차 발표와 동시에 두 손을 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은 애초에 게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로보택시 즉 완전 자율주행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작년에 발생한 여러 건의 사고 중에 연말에 발생한 인명 사고는 사람들에게 자율주행이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면서, 로보택시 운영을 전면 중단하게 된다. 작년 4월 운행 결정 이후, 처음 발생한 사고는 인명 사고는 아니었다. 작년 7월인가 8월 자정에 차량 수 십 대가 교차로에 갑자기 밀집해서 움직이지 않고 정차해 있었고 수습에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사람들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는 공포가 연상됐다고 한다. 그 후에는 앰뷸런스가 출동하는데 양보하지 않고 버티는 사고가 있었고, 소방차가 출동하는데 좁은 골목길에서 진행 방향이 막힌 상황이라서, 소방차가 중앙선을 넘어서 급히 가려고 시도 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로보택시가 안 비켜주고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서 결국 출동이 6~7분 늦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로보택시 입장에서는 중앙선을 넘어서, 비상등을 켜고 비켜 달라고 하면 비켜줘야 한다는 프로그램이 없었을 것이다. 또한 로보택시는 접촉 사고 발생 시에도 적절한 행동 요령이 프로그램되어 있을 것이다. 행동 요령이라고 하니 표현이 이상한데, 프로그램이 있다는 뜻이다. 

우선 보행자와 충돌했을 경우는 추가 부상 방지를 위해서 제자리에 멈추고 절대 움직이지 않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차량과의 측면 충돌했을 경우는 차선 2개를 막고 조치를 기다리면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 있기에, 차량이 전진한 후 맨 우측 갓길에 차를 세우고 대기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문제는 로보택시가 운행 중에 옆 차선에서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이 보행자를 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사고를 당한 보행자가 충돌한 후 그 충격으로 로보택시 측면과 2차 추돌 후 택시 바퀴 아래로 들어간 것이다. 일반적인 운전자의 경우 이런 일이 발생하면 구급차가 와서 다친 보행자를 구호 조치한 이후에 움직이게 된다. 그런데 로보택시는 측면 추돌을 차량 대 차량의 사고로 인식하고 프로그램에 따라 6~7m 전진 이동 후 갓길에 차를 세웠다. 결국 보행자는 부상이 심각해졌고, 샌프란시스코는 로보택시 운영을 중단시켰다.

서울시에서 자율주행버스에 대한 시범운행을 마치고 유료로 전환하기로 발표했다. 작년 12월 4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5개월간 합정역에서 동대문역까지 중앙버스전용차로 구간 9.8km를 운행하면서, 총 8,372㎞ 서울∼부산을 26번 오간 거리를 아무 사고나 고장 없이 8424명의 승객이 이용한 것이다. 그리고 시범운행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 7월부터 유료화로 전환하는 것이다. 

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 자율주행차 운행을 전용차로를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버스를 대상으로 시범운영 한 것은 훌륭한 판단이다. 버스는 대부분 구간을 전용차로로 움직이기 때문에 좌회전 혹은 우회전하면서 차선을 변경하는 일부 구간을 제외한다면, 1차원적으로 선을 따라 움직인다. 속도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버스정류장에서 정차하고 승객들의 하차와 탑승이 완료된 후에 출발하고, 교통신호 준수 및 앞차와의 안전거리 확보만 잘하면 된다. 일반 차량처럼 깜빡이 켜고 끼어드는 차량에 대해 신경 쓸 일도 없기에, 제어가 상대적으로 쉽다. 완벽한 자율주행 시대의 중간역할로 자율주행버스의 안전한 운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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